- 수영구, 120→ 320면으로 확장
- 상인 “공사 1년동안 영업 타격”

많은 유동 인구에도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말마다 주차대란을 겪는 부산 수영구 민락동 일대 상권의 공영주차장 확장 사업이 추진된다. 그러나 정작 ‘최대 수혜자’가 될 인근 활어직판장 상인들이 ‘절대 반대’를 외쳐 논란이 인다.

19일 부산 수영구 민락매립지 공영주차장 증축 공사 현장 입구에 공사를 반대하는 인근 활어직판장 상인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19일 수영구에 따르면 민락어민활어직판장 상인회는 최근 두 차례 구청을 방문해 ‘민락매립지 공영주차장’ 증축에 따른 우려를 전달했다. 상인들은 “증축 공사 기간 손님을 받지 못해 영업난이 더욱 가중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민락동 일대 상권은 활어직판장을 비롯해 밀락더마켓과 민락수변공원, 횟집 등의 인기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오간다. 활어직판장은 1층 가게 195곳에서 133명의 어민이 활어를 판매한다. 손님은 주로 이곳에서 활어를 사 2층 ‘초장집’으로 옮겨 식사한다. 지난해 7월부터는 민락수변공원에서 음주가 금지돼 작게나마 ‘반사효과’도 얻었다.

그러나 유동인구에 견줘 주차 공간이 부족해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광안리해수욕장 또한 전국적인 관광지로 거듭난 터라 수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 주차난은 더욱 심해졌다.

이에 수영구는 민락동 일대 상권의 고질적 주차난 해소를 목표로 지난달 15일부터 주차장 증축 공사에 들어갔다. 기존 단층 120면의 주차장을 2층 320면으로 확장하는 사업이다. 총 130억 원이 드는 공사는 2026년 3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그런데 주차장 확장을 두 손 들고 반기리라 여겨진 직판장 상인들이 오히려 반대 목소리를 냈다. 가뜩이나 단골 손님이 차 댈 곳도 마땅찮은데, 1년 넘게 주차장을 못 쓰게 되면 영업 곤란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상인회는 공영주차장 확장 대신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타워주차장(56면)의 보수를 요구한다. 2008년 설치된 이 주차장은 시설이 낡고 대형 차량은 수용하지 못해 직판장 손님 대부분이 건물 바로 옆 공영주차장을 이용한다.

김준태 상인회장은 “(주차장 확장 공사로) 연말 성수기를 놓쳐 피해가 크다. 평일에는 마수걸이조차 못하는 상인도 있다. 가뜩이나 시국 탓에 자영업 경기가 얼어붙었는데, 1년 넘게 주차장도 없이 장사하기 힘들다”며 “주말엔 인근 차도 한 차로의 주차를 허용하거나 근처 물양장 개방 등을 문의했지만 주민 불편이나 안전 문제로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구는 상인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확장 공사가 끝나면 민락동 상권처럼 큰 주차장을 갖는 전통시장은 드물 것이다. 타워주차장 또한 지난 10월 정밀검사에서 전체 적합 판정을 받아 노후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공사를 막겠다고 하니 난감하다”며 “전통시장과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통해 각종 시설을 개·보수하는 것 외에 상인회의 요구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