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절 소환 불발 가능성 커져
- 공조본, 불응시 체포영장 검토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법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무색하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두 번째 출석요구서 우편물 수령을 거부했다. 앞서 헌법재판소의 요구에도 불응으로 일관하는 등 ‘버티기’를 지속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이 헌법재판소가 보낸 탄핵심판 서류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헌법재판소가 당사자가 수령하지 않아도 송달 효력이 발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이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근무중인 경찰들. 연합뉴스

공조수사본부(경찰·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는 23일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 부속실에 발송한 출석요구서는 ‘수취인 불명’, 대통령 관저에 보낸 요구서는 ‘수취 거절’인 것으로 현재 시점 우체국 시스템상 확인된다”며 “전자 공문도 미확인 상태”라고 밝혔다. 공조본은 지난 20일 세 곳에 특급우편과 전자공문으로 출석요구서를 보낸 바 있다. 이로써 25일 성탄절로 예정된 윤 대통령 조사는 불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 구성이 끝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수사 기관과 헌법재판소의 요구에 일절 불응하고 있다. 공조본은 지난 16일 윤 대통령에게 ‘18일에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내용의 1차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나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탄핵심판 준비를 위해 헌재가 지난 16·18·19일 세 차례에 걸쳐 보낸 탄핵심판 접수 통지서 등 7종의 서류 역시 수취인 부재(대통령실)와 수취 거절(대통령 경호처)로 불송달 처리됐다.

공조본은 출석 요구 당일인 25일까지는 기다려본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으면 새 날짜를 잡아 3차 출석요구서를 보낼지, 혹은 체포영장 등 강제구인 방안을 추진할지 검토하고 있다.

헌재 또한 윤석열 대통령 측에 보낸 탄핵 심판 관련 서류를 ‘발송 송달’ 방식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발송 송달은 직접 서류를 받지 않더라도 우편이 도착한 날에 서류를 직접 받은 것과 같은 효력이 생긴다. 탄핵심판 답변서는 수취일로부터 7일 안에 제출해야 하므로 윤 대통령은 오는 27일까지 답변서를 내야 한다. 27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준비기일 또한 예정대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 심판 절차가 먼저 이뤄지고, 대통령 신분을 상실한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됐다”며 “대통령은 수사보다 탄핵심판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