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뒤 도주 후 술을 마셨다고 주장하며 음주운전을 부인한 60대 남성 운전자가 구속됐다.

부산 사상경찰서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 사상경찰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하고 도주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상 도주치사)로 A(60대) 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0월 28일 오전 5시 부산 사상구 강변대로에서 B(70대) 씨를 차로 치고 도주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 씨는 A 씨가 몰던 차에 치인 뒤 뒤따라오던 C(40대) 씨의 차에도 부딪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 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사고 후 10시간 뒤 경찰에 붙잡혀 진행된 음주 측정에서 면허 정지 수준에 근접한 ‘훈방’ 수준이 측정됐다. 이에 A 씨는 사고 이후에 편의점에서 소주를 구매해 반병 마신 것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A 씨가 사고 전날 술을 마신 점 등을 이유로 숙취 상태에서 사고를 냈지만 이를 숨기기 위해 사고 후 술을 마신 것으로 의심하고 음주운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수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경찰은 두 달 가까운 수사 끝에 결국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편의점에서 술을 사는 모습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면서도 “마시는 장면이나 버려진 술병은 찾지 못해 사고 후 마신 술의 양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