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하는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 관계당국은 이 사고로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승객 대부분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전남소방본부는 무안공항 청사에서 현장 브리핑을 열고 “총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소방은 “항공기가 담장과 충돌한 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졌다”며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사망자의 신원 확인이 어려울 정도로 비행기 동체가 크게 파손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는 이날 오전 9시5분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에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비행기에는 승객 175명(한국인 173명, 태국인 2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한 사고 여객기는 1차 착륙을 시도하다 정상 착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다시 복행해 착륙을 시도했다. 이후 항공기는 활주로 끝단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했다. 결국 공항 끝단 구조물과 부딪히면서 동체가 파손돼 화재가 발생했다. 항공기 기체는 충돌 후 꼬리 칸을 제외하고 형체가 남지 않았다.

이 사고로 대부분의 승객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사망이 확인된 인원이 계속 늘고 있다. 희생자들은 현재 무안공항 내 설치된 임시 영안실에 안치됐다. 탑승자 대다수가 공항 인근 광주와 전남지역 주민으로 추정된다.

전체 탑승객 중 현재까지 구조된 2명 모두 승무원이다. 이들은 목포지역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으며,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모두 사고 전 후미 비상구 부분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는 당시 여객기의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일부 전문가는 랜딩기어 미작동의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를 지목하는 등 사고 원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무안군청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고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최 권한대행은 “모든 관계기관이 협력해 구조와 피해 수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점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