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충돌…2~3회 폭발음” 목격담
- 첫 착륙 실패해 선회 뒤 재착륙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의 목격자들은 ‘비행기가 새떼와 충돌 후 엔진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등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고 발생 여객기를 이틀 전 이용했던 승객은 시동 꺼짐 문제에 불안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폭발사고 현장에 경찰이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사고 당시 공항 인근 바닷가에서 낚시하던 한 목격자는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려고 하강하던 중 반대편에서 날아온 새 무리와 충돌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새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2, 3차례 ‘펑’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 엔진에서 불길이 났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은 공항 인근 펜션 투숙객도 목격했다. 한 투숙객은 “펜션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는 도중 우측 날개 엔진에서 불꽃이 강하게 튀었다”고 전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을 살펴보면 저공 비행하던 여객기의 우측 엔진에서 불꽃과 연기가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다. 소방당국도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새떼와의 충돌 등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엔진 폭발을 지켜본 목격자들은 이후 여객기가 저공비행으로 선회해 애초 착륙하려던 방향 반대편으로 착륙을 시도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공항 인근의 한 주민은 “비행기가 착륙하려다 다시 상공으로 올라가 한 바퀴 돌고 재착륙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 주민은 “사고가 나기 5분 전 ‘쾅쾅’ 소리가 두 차례 나서 하늘을 보니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하고 다시 위로 올라가는 게 보였다. 이후 ‘쾅’ 소리와 함께 허공에 검은 연기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사고 발생 여객기를 이틀 전에 탑승했던 승객은 시동 꺼짐 현상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사고 여객기인 제주항공 7C2216편을 타고 태국 방콕에서 무안까지 이동한 한 승객은 “비행기가 출발할 당시 시동이 몇 차례 꺼지는 바람에 불안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다른 탑승객도 “이 같은(시동 꺼짐) 문제를 승무원에게 얘기했지만 별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운항 중에는 다른 문제는 없었고, 그대로 무안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 때 기상 상황은 양호한 편이었다. 당시 풍속은 초속 1ｍ로 바람이 사실상 거의 없는 수준이었고, 가시거리도 9㎞로 앞을 보는 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