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격자 “착륙전 우측 엔진 불꽃”
- 버드 스트라이크 1차 원인으로
- 유압장치 랜딩기어 고장 가능성
- 짧은 활주로 놓고도 갑론을박
- 일각 “제동장치 왜 작동 안 했나”
- 엔진 결함문제 제기한 전문가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대부분의 전문가는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가 제대로 내려오지 않은 것이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고 본다. 랜딩기어 미작동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꼽힌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착륙하면서 공항 벽면에 부딪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고 항공기가 착륙 전 무안공항 접근 당시 오른쪽 엔진에서 화염(빨간 원)이 나오는 모습. 사고 항공기가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착륙하는 모습. 연합뉴스

항공업계에 따르면 29일 오전 무안공항 1번 활주로에 접근한 사고 여객기는 1차 착륙 실패 후 복행(Go Around)해 다시 착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항공기는 활주로 끝단에 이를 때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공항 끝단 구조물과 충격 후 동체가 파손돼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항공기는 랜딩기어 3개가 모두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않아 ‘동체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 전문가들은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점이 사고의 물리적 원인이라는 점에 대부분 동의한다. 다만, 화재 원인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바퀴 없이 기체를 바닥에 대고 착륙하다 마찰로 인해 불이 났다는 해석과 랜딩기어 등 브레이크 장치 미작동으로 속도를 줄이지 못해 ‘오버런’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서대 김규왕 비행교육원장은 “랜딩 기어가 작동하지 않으면 브레이크가 작동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제동하는 장치가 없어졌고, 결국 동체착륙을 하다 사고로 연결됐다”고 해석했다. 장승철 전 대한항공 기장은 “앞바퀴가 안 나오면 착륙을 못 하니까 애초에 복행을 한 것”이라며 “동체가 바닥에 닿으면 순간 불꽃이 튀고 화염이 나지만 (이번 사고에서) 그런 장면은 없어 결국 정지하지 못해 발생한 오버런 사고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랜딩기어 미작동 원인으로는 조류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충돌이 비행기의 엔진, 유압장치의 문제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특히 착륙 직전 비행기 우측 날개 엔진 위로 불꽃이 났고, 새떼와 충돌했다는 목격자 증언도 나왔다.

실제 무안공항은 사고 여객기 착륙 직전 버드 스트라이크 주의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여객기는 조류 충돌 경고 후 1분 만에 조난신호인 ‘메이데이’를 요청했고, 이후 5분 만에 충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대 김광일(항공운항과) 교수는 “조류의 크기에 따라 사고 발생 가능성이 달라진다. 보통 작은 새가 충돌하면 별 문제가 없는데, 독수리 등 큰 새가 부딪히면 이번처럼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공항처럼 활주로 길이가 더 길었다면 이탈 없이 안전하게 멈췄을 텐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은 랜딩기어 외에 다른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점도 의문이라고 했다. 항공기에는 여러 제동장치가 존재하는데 이런 장치들이 다 작동하지 않아 모든 엔진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다. 인하대 최기영(항공우주학과) 교수는 “뒤쪽 랜딩 기어들도 다 내려오지 않아 동체로 내려온 것”이라며 “동체착륙을 하면 날개 등으로 항력을 더 키워 속도를 줄여야 했는데 영상으로는 그런 것이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