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추락 참사로 승객 181명 중 대다수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금까지 구조된 2명은 남녀 승무원으로 파악됐다. 생존자들은 사고 당시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등 패닉에 빠진 모습을 보여 승객들이 느꼈을 극도의 공포를 짐작하게 했다.

29일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생존자가 서울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무안소방서는 이번 참사 여객기(제주항공 7C2216편·보잉 737-800모델)에 탑승한 181명(승객 175명·승무원 6명) 중 생존 구조자 2명을 제외한 모두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조된 2명은 남녀 승무원으로, 사고 당시 여객기 꼬리 쪽에 탑승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어깨가 골절되는 등 중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여객기는 동체착륙을 시도하던 중 외벽과 강하게 부딪히며 폭발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꼬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여객기 몸체 대부분이 파손됐다. 소방은 동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으며 탑승객 일부는 충격 여파로 동체에서 외부로 튕겨나가 시신의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현장 수습과 신원 확인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생존자들은 의식을 차린 뒤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는 등 사고 당시 상황을 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생존자 A(30대) 씨는 진료를 보는 의사에게 “내가 여기에 왜 오게 된 것이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도착 직전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고 비행기가 다 착륙한 것 같았는데, 이후는 기억이 없다”고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 꼬리 쪽에서 근무 중이던 A 씨는 왼쪽 어깨가 골절되고 머리도 다쳤다.

함께 구조된 여성 승무원 B(20대) 씨 역시 여객기 후미 부분에 있었다. B 씨는 “비행기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폭발했다”는 말을 했다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 과정에서 꼬리 부분이 떨어져 나가면서 생명을 건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