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사천 등은 자체소방대 전무

‘무안 제주항공기 참사’를 계기로 공항소방대의 초동 조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인천을 제외한 전국 14개 지방공항의 소방대 인력과 장비 등은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체 인력이 60여 명에 달하는 공항이 있는 반면, 소방대가 없어 화재 시 인근 군부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공항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한국공항공사 김포공항에서 전기차화재대응 훈련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 한국공항공사 제공

1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소방인력 34명과 소방차 3대, 구급차 1대, 지휘차 1대 규모의 공항소방대를 갖추고 있다. 이 소방대는 지난달 29일 오전 8시59분 사고 항공기의 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선언한 지 2분35초 만에 관제탑으로부터 출동 요청을 받고 20초 뒤 현장에 도착했다.

전국 14개 지방공항 소속 소방대의 인력과 소방차 대수 등은 제각각이어서 일부 공항은 초동 조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포공항 항공소방대가 67명으로 인력이 가장 많다. 구조·소방 차량도 8대(소방차 5대, 예비 화학차 1대, 구급차 1대, 지휘차 1대)로 가장 많이 갖고 있다. 제주공항의 인력은 62명이다

김해공항은 공항소방대 자체 인력은 김포나 제주보다 적지만 협정을 맺은 소방인력이 많아 사실상 전국 14개 공항 중 초동 조치가 가장 원활한 편이다. 김해공항 소방대는 인력 52명에 소방차 5대, 구급차 1대, 지휘차 1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다 같은 활주로를 쓰는 군부대인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의 소방인력 39명과 소방차 6대, 구급차 4대를 지원받는다. 또 대한항공 테크센터의 소방인력 30명, 소방차 7대 등도 출동한다. 공군과 센터 모두 김해공항과 거리가 1㎞에 불과하다. 울산·청주·여수·양양공항도 규모는 적지만 자체소방대를 보유 중이다.

이에 반해 대구·광주·포항경주·사천·군산·원주공항에는 자체 소방대가 없어 항공기 사고 시 인근 군부대나 소방당국의 출동을 기다려야 한다. 대구공항과 사천공항은 각각 공군 제11전투비행단, 공군소방대가 공항소방대 역할을 맡는다. 특히 군부대는 자체 임무를 수행하면서 소방대까지 겸하는 상황이라 초동 조치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이 소방대를 꼭 갖춰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소방대가 없는 공항은 군 공항으로도 쓰이는 곳이어서 군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