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충돌 전 4분 간의 기록이 블랙박스에 저장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는 11일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기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를 분석한 결과 항공기가 로컬라이저에 충돌하기 약 4분 전부터 두 장치에 자료 저장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항철위는 자료가 저장되지 않은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사고기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 3분께 무안공항 활주로 끝단의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며 사고가 발생했다. 항철위 설명에 따르면 FDR와 CVR에는 충돌 4분 전인 오전 8시 59분부터의 자료가 기록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기장이 메이데이(조난 신호)를 선언한 뒤 비행기 고도를 높였다가 착륙을 시도할 때까지의 상황을 분석하기가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항철위는 “CVR과 FDR 자료는 사고 조사에 중요하지만, 조사는 다양한 자료에 대한 조사와 분석 등을 통해서 이뤄진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항철위는 사고 순간을 재구성하기 위해 무안공항 관제 기록과 사고 순간을 담은 영상물, 현장 잔해 부품 등의 분석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항철위는 지난 6일 FDR과 CVR을 워싱턴의 NTSB로 보내 분석을 의뢰했다. 애초 FDR만 미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항철위는 CVR도 함께 이송한 사실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들 장치는 항철위 조사관 2명의 입회하에 자료 인출과 분석이 이뤄졌다.

조사관들은 오는 13일 오후 귀국해 국내에서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제주항공 참사 2주째인 11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소방대원들이 사고 현장 인근에서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