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복지원 사건 ‘미접수 피해자’들이 진실규명을 위한 단체행동에 나선다. 미접수 피해자의 이름과 피해사실 등이 담긴 인터뷰를 문서화해 국회에 전달하고, 이를 통해 추가 진실규명 기회를 요구할 계획이다.

17일 부산 동구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자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미접수피해자 대책 논의’에서 형제복지원사건피해생존자(실종자 유가족)모임 한종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정인덕 기자

17일 형제복지원사건피해생존자(실종자 유가족)모임은 부산 동구 형제복지원사건 피해자종합지원센터에서 미접수 피해자 대책 논의를 진행했다. 20여 명의 미접수 피해자가 전국에서 참석했고, 2시간 가량 ▷현재 상황 공유 ▷대응 방안 수렴 ▷대응 방안 도출 등의 절차가 이어졌다.

모임은 자체적으로 미접수 피해자들의 인적사항, 입소기간, 피해사실 등을 파악해 문서화 하기로 뜻을 모았다. 각각 일정을 잡아 일대일 면담을 진행하고, 이를 기록으로 모은다. 오는 4월까지 문서화 작업을 완료하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실과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전달한다. 문서화 작업을 통해 아직 진실화해위에 진상규명 신청을 하지 못한 인원이 많다는 것을 알리고, 조사기간 연장이나 3기 진실화해위 출범 등 추가 진실규명 기회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모임은 아직까지 참여하지 않은 미접수 피해자들이 많다고 보고, 이들을 규합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모임에 따르면 형제복지원에는 폐쇄 당시 3500명 가량이 수용됐고, 그 중 1000명 가량 만이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신청서를 접수했다. 사망자 등 1000여 명을 제외해도 상당 수인 1500명 가량이 접수하지 않은 셈이다.

한종선 형제복지원사건피해생존자(실종자 유가족)모임 대표는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10년 가량 투쟁하며 2기 진실화해위 설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형제복지원 사건은 직권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신청자가 뒤늦게 나왔다고 조사 조차 하지 않는다”며 “이번 문서화 작업이 대단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구제하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자료로는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형제복제원 피해자들이 진실규명 받을 때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화해위는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등을 조사해 왜곡된 진실을 밝혀내고자 1기가 2005년 출범해 5년간 활동했고, 2020년 2기가 재출범했다. 오는 5월까지가 존속기간이다. 통상 ▷피해자 신청 ▷사건별 분류 ▷조사 ▷소위원회 심의 ▷전체위원회 심의 ▷결정문 발표 순의 진실규명 절차를 거친다. 2기의 진실규명 신청 기간은 2020년 12월 10일부터 2022년 12월 9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