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로 산업재해를 신청해 보험금을 편취하고 국내 체류 비자도 연장한 불법 체류 외국인과 한국인 총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산재 보험금을 불법으로 타 낸 혐의(산업재해보상보험법 위반 등)로 한국인 A(40대) 씨와 외국인 1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A 씨를 포함해 14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국내 공사 현장 등에서 일하던 외국인 중 체류 기간이 임박한 이들과 공모해 허위 산재 신청서를 제출해 5억 원가량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행정사 사무실에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평소 친분이 있고 통역을 담당해 줄 외국인 B 씨와 함께 사건을 공모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국내 더 머물고 싶어 하는 외국인을 상대로 산재를 승인받으면 1년가량의 치료 목적 등을 위한 산재 비자(G-1-1)가 발급된다는 점을 악용해 보험금도 타 내고 국내 체류 기간도 연장하는 데 도움을 줬다. A 씨는 수수료 명목으로 건당 800만~1500만 원을 받아 총 1억5000만 원을 받았고, 외국인도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3100만 원을 산재 보험금으로 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A 씨는 돌이나 도끼 등으로 고의로 외국인 신체를 상해하도록 지시하고 상해 사실을 숨기기 위해 허위 사업장도 개설해 불법 체류 외국인이 이 사업장에서 공사를 하던 중 상해를 입은 것처럼 허위 산재 청구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허위 사업장을 개설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실제 공사 현장에서 산재를 당했다는 진위를 명확히 확인하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불법 체류 외국인을 자국으로 강제 추방 조치했다. 이승주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은 “날로 증가하는 보험사기 범죄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이번 기획 수사를 했다. 부산청은 보험사기 행위 근절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혹시 피해를 본 경우 적극 신고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이 자해 후 촬영한 사진을 한국인 총책에게 휴대전화로 전송한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