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봄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올해부터 더욱더 풍성해진다. 민간인 통제구역인 웅동수원지 빗장이 57년 만에 풀리면서다. 시는 이곳을 동부지역 새 관광 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57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하는 진해 웅동수원지 벚나무 군락지.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는 다음 달 준공을 목표로 한 진해구 소사동 ‘웅동수원지 벚꽃단지 개방 사업’이 막바지 공사에 접어들었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남은 기간 개방지 주변 군 통제지역 출입, 수원지 오염 등을 예방하고자 기존 노후 철책을 일부 허물고 안전 펜스 등을 설치하는 작업을 마무리한다.

또 둑길 등 산책로(약 2㎞)와 화장실, 포토존 조성 등 관광을 맞을 채비도 서두른다.

사업비는 8억 원이 투입됐다. 개방 면적은 2만5000㎡ 규모다.

방문객은 김달진문학관 등 소사마을 주변 주차장을 이용한 뒤 10~15분 정도 산책로를 따라 도보로 접근할 수 있다.

시는 우선적으로 오는 3~4월 축제 기간 문을 연 뒤 추후 지속적인 관리나 추가 사업을 통해 진해 동부 관광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중·서부에 있는 여좌천과 경화역 등 다른 벚꽃 명소와 다른 역사·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추정 수령 70년 정도의 벚나무 500그루가 몰린 지역 최초 군락지로 평가받는다.

이와 함께 시는 진해구 13개 모든 동마다 명소를 발굴하는 등 군항제 기간 전역을 관광지로 확대할 방침이다.

정현섭 진해구청장은 “관리가 잘 된 다른 수목과 비교해 경관이 다소 부족하지만 군락을 이루고 있어 잠재력이 크다”며 “해군, 주민과 협의를 거쳐 점차 콘텐츠를 늘려갈 예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의 촉매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웅동수원지는 해방 이후 해군 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군사시설로 지정됐으나 여전히 둑 근처 벚나무 군락지 일대는 주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1968년 북한 무장공비가 청와대 습격을 시도한 ‘김신조 사건’ 여파로 폐쇄됐다.

시는 국방부 소유의 부지 일부를 개방하고자 2020년 11월 해군진해기지사령부, 웅동1동 주민자치회와 협의를 벌여왔다.

이듬해인 2021년 8월 이들 2곳과 3만2000㎡ 면적에 대해 일반인 출입을 허용하는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소사마을 등을 거쳐야 수원지에 접근할 수 있는 터라 주차난, 소음 등을 우려한 주민 반대로 사업이 지체됐다.

이에 수원지 입구에 설치할 계획이었던 58면의 주차장을 5면(행사용)으로 대폭 축소했다.

여기다 해군 지적에 따라 보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방 면적을 줄이고 수원지 둑에 오르는 걸 막는 철책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