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가 자신의 태블릿PC를 실수로 초기화하자 1억 원대 가상화폐 손실이 발생한 것처럼 속여 수천만 원을 가로챈 30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2단독(정지은 부장판사)은 사기와 공갈미수 혐의로 기소된 30대 A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업체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지난해 3월 14일 같은 부서 소속인 B 씨를 속여 가상화폐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자신의 명의 계좌로 5000만 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루 전날 B 씨가 부서에 태블릿 PC를 반납하기 위해 초기화를 시도하던 중 오류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고, A 씨의 태블릿PC를 빌려 비슷한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던 중 실수로 이를 초기화한 게 화근이었다.

A 씨는 범행 당일 퇴근 후 전화를 걸어 “1억6500만 원 상당의 코인을 매수해 전자지갑에 넣어두고, 태블릿PC에 비밀복구구문을 저장해 뒀는데 너 때문에 날리게 됐다”고 거짓말을 하며 전액 변상을 요구, 일부를 받아 챙겼다.

A 씨는 10여 일 뒤 B 씨에게 재차 전화를 걸어 “나머지 금액을 마련해 배상하라”고 독촉하며 욕설과 함께 위해를 가할 듯이 협박하기까지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A 씨는 코인투자로 인한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이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직장 동료를 기망해 돈을 편취하는 등 그 죄책이 무겁고, B 씨가 받은 충격도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편취금을 모두 반환하고, 합의금 3500만 원을 지급한 점, B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