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이 숨진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화재 참사를 두고 부산시와 관계기관이 유족들을 상대로 합동설명회를 가졌지만, 사고 원인과 수사 현황 등에 관해선 답변이 없어 유족 측이 ‘아무런 내용이 없고 형식적’며 반발한다. 유족들은 처음 논의됐던 합동분향소 설치도 철회됐다며 사고 현장 앞에서 요구안을 담은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지난 16일 기장군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14일에 발생한 화재로 작업자 6명이 숨졌다. / 이원준 기자windstorm@

21일 부산 반얀트리 화재 참사 유족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시와 관계기관이 개최한 합동설명회는 부산환경공단 해운대사업소에서 오후 4시부터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당시 설명회에는 시와 기장소방서, 부산경찰청, 부산고용노동청, 기장군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유족들을 상대로 시·구민 안전보험, 장례비 지원 사업 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설명회에 참석한 유족들은 ‘새롭게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반발한다. 고인 6명 중 4명의 유족이 이날 설명회에 참석했지만, 사고 원인을 비롯해 수사 진행 상황 등은 전달받지 못했다. 모두 ‘수사 중인 내용이라 공개가 어렵다’는 답변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설명회가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수사 경과 등 대외적으로 공표할 수 없는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유족들은 크게 실망했다.

한 유족의 변호를 맡은 임병진 변호사는 “유족들이 언론에서 제기하는 의혹과 관련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시공사의 공식 사과도 없는 상황에서 수사 진행 경과도 전혀 알 수 없다 보니 유족들이 답답함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애초 설치가 거론됐던 합동분향소도 부상자 수가 바뀌면서 시 역시 입장을 선회해 유족 측이 강하게 반발한다. 시는 사망자 10명 이상 또는 사상자 30명 이상일 때 합동분향소를 설치하는 내부 지침을 근거로 관련 논의를 했으나, 최종 집계 때 인명피해 숫자가 줄면면서 입장도 바뀌었다. 최초 사상자 집계 때 사망자 6명에 부상자 27명 등 총 33명으로 기록됐으나, 대부분의 부상이 경미한 것으로 판단돼 부상자 1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유족들은 사고 원인 규명 등 요구안을 마련해 22일 오전 10시 사고 현장인 반얀트리 부산 해운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2016년 고용노동부에서 내려준 대규모 사업장 인적 사고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에 합동분향소 표준안이 있었다”며 “표준안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이를 근거로 지침을 세웠고 재집계한 사상자 수가 합동분향소 설치 기준에 미달해 따로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