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수용 문제로 장기간 표류하다 간신히 정상 궤도에 오른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또다시 발목을 잡힐 위기에 놓였다. 수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민간사업자가 기업 회생을 신청하면서다.

경남 창원시 구산해양관광단지 예정지. 창원시 제공

4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구산해양관광단지는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심리 일원 284만여 ㎡ 부지에 기업연수원, 호텔, 골프장 등 사계절 체류형 가족 휴양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시는 2017년 11월 민간사업자인 ㈜삼정기업구산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체결한 뒤 사업을 본격화했다.

컨소시엄 지분은 삼정기업 70%, 삼정이앤시·정상개발·케이비부동산신탁 각 10% 등으로 구성됐다.

당시 지역사회에선 개발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2000년부터 사업 추진이 논의됐으나 예정지 일부가 수산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진척이 없다가 2008년 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등 부침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부 지주의 수용 거부 등 문제로 전체 부지의 20% 정도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재차 표류했다.

강제 수용 절차에 나선 시는 2019년 4월, 2020년 1월·6월, 2022년 12월 등 여러 차례 중앙·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문을 두드린 끝에 2023년 10월 공익성을 늘리는 조건으로 ‘동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2월 골프장 부지 비율을 34.4%에서 29.9%로 변경하는 토지이용계획을 경남도로부터 승인을 받는 등 관련 절차를 이행했다.

지난 1월에는 이를 토대로 총 977필지(252만㎡) 중 126필지(44만7000㎡)를 대한 수용재결을 신청, 심의가 진행됐다.

시는 애초 다음 달께 이런 절차를 마무리 지은 뒤 내년 상반기 착공, 2028년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이번에 또 다른 암초에 부딪혔다.

사상자 7명을 낸 부산 반야트리 리조트 사고의 시공을 맡은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시가 경영난을 겪으면서 최근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컨소시엄이 금융권 등의 힘을 빌려 투자하기로 사업비 확보가 불투명해졌다.

사업비는 공공 333억 원, 민간 4780억 원 등 5113억 원이다.

삼정기업 관계자는 “이 문제를 두고 대주단 측이랑 협의해야 하지만 현재 반야트리 사태를 수습하느라 일정도 안 잡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도 이를 인지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 심의 연장을 요청해 놓은 상황으로 금융권 결정을 보고 대응하겠다”며 “지역 열망이 높은 만큼 정상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