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에서 발생한 공군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국제신문 지난 7일 자 1면 등 보도)는 조종사와 부대 지휘관 등의 무사안일주의가 부른 인재로 나타났다.

이영수 공군 참모총장이 1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공군 KF-16 전투기 오폭사건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군은 10일 전투기 오폭 사고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군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폭 사고를 낸 KF-16 전투기 조종사 2명은 사고 전날 비행을 준비하면서 실무장 사격을 위한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했다. 1번기 조종사가 표적을 포함한 경로 좌표를 불러주고, 2번기 조종사가 이를 입력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이후 1번기 조종사는 ▷비행임무계획장비(JMPS)를 활용한 비행준비 과정 ▷비행자료전송장치(DTC)를 전투기에 로딩한 후 이륙 전 항공기 점검 과정 ▷사격 지점에서 표적 육안 확인 과정 등 적어도 3차례 이상 표적을 재확인해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2번기 조종사는 정확한 표적 좌표를 입력했지만 1번기와 동시 투하를 위해 밀집대형 유지에만 집중했고 표적 좌표를 벗어난 것을 인지 못 한 채 1번기 지시에 따라 동시에 폭탄을 투하했다.

특히 비행경로와 표적지역 지형이 사전 훈련 때와 약간 다르다고 느꼈으나, 정해진 탄착시각을 맞추느라 조급해져 표적을 정확히 육안으로 확인하지 못했음에도 ‘표적 확인’이라고 보고하고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 엄청난 피해를 낳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단순히 시간에 쫓겨 확인을 게을리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대장의 지휘·감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상황 파악부터 대국민 공지까지 모든 과정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라면서 “공군이 국민 안전에 위해를 가했다. 주민과 장병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