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산불 여파로 불꽃쇼 등이 취소된 올해 진해군항제에서 군부대 관련 행사도 만날 수 없게 됐다.

다만 민간인 통제구역인 웅동수원지는 예정대로 57년 만에 개방한다.

진해군항제가 열리는 경화역에 핀 벚꽃. 독자 제공

경남 창원시는 지난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 달 6일까지 열리는 ‘제63회 진해군항제’를 대폭 축소한다고 30일 밝혔다.

도내 산청과 경북지역 등 대형 산불로 희생자 다수가 발생했고 이를 애도하는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한 조처다.

이에 애초 지난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빗장을 풀기로 했던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진해기지사령부 11부두·통해로에 접근할 수 없다.

11부두 함정견학과 K-방산홍보전 등 관련 프로그램도 전면 취소됐다.

이와 함께 다음 달 5일 오후 2시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도 진행하지 않는다.

다음 달 4~6일 계획된 군악의장 페스티벌 역시 올해는 볼 수 없다.

다만 해군교육사령부 주차장은 개방한다.

1967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으로 폐쇄된 웅동수원지도 오는 19일까지 예정대로 방문객을 맞는다.

시는 동부권 벚꽃 명소를 육성하고자 8억 원을 들여 250ｍ 산책로와 화장실·포토존 등을 구축하고 오래된 철책 대신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개막식은 지난 28일 진해공설운동장에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개최됐다.

식전 공연에 앞서 산불 희생자에게 애도하는 시간 등을 가졌다.

이 외에도 여좌천에 야간 경관 조명을 밝히는 별빛축제 등이 계획대로 진행된다.

시는 각 축제장 인근에 진해중앙시장과 경화시장, 용원어시장 등 전통시장 3곳이 있다고 소개한다.

개화율은 이날 오전 기준 경화역 60%, 여좌천·시가지 30%, 웅동수원지 10%로 집계됐다.

앞서 시는 지난 27일에도 이충무공 승전기념 불꽃쇼(오는 2일 진해루 해상) 취소 등 행사 축소를 결정한 바 있다.

지역 상권 활성화, 외국인 방문객 숙소 예약, 유료 프로그램 등 문제로 군항제 전체 취소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진해군항제는 1952년 한국전쟁 중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리며 시작된 행사”라며 “국가적 재난 속에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