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동장치 없는 픽시 자전거 다수

부산 강서구가 최근 ‘자전거와의 전쟁’을 치른다. 6, 7명의 학생이 무리 지어 자전거를 타고 묘기까지 부리며 차도 한복판을 질주하는가 하면, 제동장치가 없는 자전거를 타고 빠른 속도로 인도를 달려 운전자와 행인을 위협하는 것이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의 한 도로에서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자전거를 타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1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강서경찰서 교통과에 자전거 관련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초중학생 사이에 무리 지어 자전거를 타는 게 유행처럼 번지는데, 일부 학생이 난폭 운전을 하면서 주민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피해도 속출한다. A(30대) 씨는 지난달 자녀와 함께 명지동의 한 인도를 걷던 중 자전거를 탄 무리가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 팔에 상처를 입었다. A 씨가 들고 있던 비닐 봉지가 찢어질 정도로 속도가 빨랐다. B(40대) 씨는 명지동의 한 도로에서 운전하던 중 자전거를 탄 무리가 갑자기 나타나 곡예 운전을 하는 바람에 사고가 날 뻔했다. 명지동 국제신도시에서 이런 난폭 운전이 자주 나타난다.

난폭 운전을 일삼는 자전거 중 ‘픽시 자전거’로 인한 사고 위험이 특히 크다. 픽시 자전거는 제동 장치가 없어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지므로 현행법상 인도에서 탈 수 없다. 하지만 해당 자전거를 타고 인도를 활보하는 학생이 많다.

이에 따라 경찰 신고도 갈수록 는다. 지난 1월 강서경찰서에 접수된 자전거 관련 신고는 2건이었으나 2월 6건, 3월 8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구는 명지동 곳곳에 ‘자전거, 천천히 안전하게 타세요! 자전거 난폭운전과 같은 교통법규 위반, 집단라이딩 등 집중단속 예정’이라는 현수막을 걸었지만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경찰도 초등학교 주변에서 계도에 나서고 있으나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전거를 일일이 붙잡는 데 한계가 있고, 붙잡더라도 어린 학생이어서 실제 경찰 조사로 이어진 사례가 없다.

경찰은 다음 달 유관기관과 함께 자전거 난폭 운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행이 허용되지 않는 차도에서 자전거 2대 이상이 나란히 달리면 안 된다”며 “인도에서 자전거로 지나가는 사람을 위협하면 특수협박죄가 성립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