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실형을 면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이진재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0대) 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보호관찰과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9월 14일 새벽 2시10분께 부산 사상구 한 도로에서 초등학교 후배인 B(50대) 씨의 복부와 왼팔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았다. 두 사람은 사건 전날 부산 북구에서 다른 일행과 술을 마신 뒤 헤어졌다. B 씨는 다음 날 새벽 1시55분께 A 씨에게 전화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함부로 대했다고 항의했다. 통화가 말다툼으로 번지면서 감정이 격해진 B 씨는 “죽이러 가겠다”며 택시를 타고 A 씨의 집 근처로 향했다. 술을 마신 상태였던 A 씨 역시 격분, B 씨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고는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B 씨가 오기를 기다렸다.

A 씨는 B 씨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범행에 나섰으나, B 씨가 도망치면서 큰 변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재판부는 “범죄가 미수에 그쳤다고 해서 그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와 전화로 말다툼을 하던 중 피해자에게서 피고인을 죽이러 가겠다는 등의 말을 듣게 되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측면도 있는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