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매수 및 이해유도죄 등)로 재판에 넘겨진 홍남표 창원시장(국제신문 지난해 12월 19일 온라인 등 보도)이 당선 무효형을 확정받았다.

기소된 지 2년 4개월 만에 나온 결과로, 내년 지방선거 때까지 행정 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3일 당선 무효형을 확정받은 직후 입장을 밝히는 홍남표 경남 창원시장. 연합뉴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3일 홍 시장이 제기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항소심 선고를 두고 “공직선거법 위반죄 성립, 증거 능력, 공판 중심주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그 사유를 밝혔다.

이로써 홍 시장은 이날을 기준으로 시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최종 확정받으면 직위를 상실하는데 대법원 선고는 그 효력이 즉각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마산해양신도시, 액화수소플랜트 등 표류 중인 각종 시 현안 사업 정상화에 차질이 예상된다.

차기 시장은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출될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에선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자치단체장 재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되면 그해 10월 첫 번째 수요일에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한다.

또 선거일부터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일 땐 재선거를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고도 명시한다.

민선 8기 임기 만료일은 내년 6월 30일까지로,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비용 등을 고려해 별도의 선거를 치르지 않을 공산이 크다.

앞으로 창원시정은 장금용 제1부시장이 권한대행 자격으로 이끌어가게 된다.

홍 시장은 대법 선고 직후 취재진을 만나 “실체적 진실이 아니지만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하고자했던 걸 다 마무리하지 못하고 중도에 하차한 데 대해 (시민에게)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비슷한 시기 “인과응보”라는 취지의 논평을 냈다.

홍 시장과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A(60대) 씨는 국민의힘 당내 창원시장 경선을 앞두고 B(40대) 씨에게 경제특보 등 창원시 고위직을 제안하며 후보 등록을 하지 않도록 종용한 혐의로 2022년 11월 기소됐다.

B 씨는 홍 시장 측의 제안을 수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홍 시장이 당선 직후 약속을 지키지 않자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원심과 항소심에서 B 씨가 후보자가 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홍 시장 측이 B 씨를 매수할 만큼 영향력이 컸는지, 홍 시장이 A 씨 와 공모했는지 등도 관심사였다.

1심 재판부는 홍 시장과 A 씨와 직접적인 공모 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파기하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 씨의 여러 언행을 살펴볼 때 홍 시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진 행동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홍 시장 등 피고인 3명은 이에 불복해 상고했다.

그러나 이번 상고심에서 홍 시장뿐만 아니라 A 씨와 B 씨의 상고 역시 기각되면서 A 씨는 원심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B 씨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각각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