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해를 본 이들만 골라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해 ‘2차 사기’를 벌여 감옥살이를 한 남성이 출소하자마자 또 다시 같은 범행을 벌여 실형에 처해졌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사기 피해 회복 방법을 문의하며 온라인에 게시물을 올린 이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며 접근한 뒤 돈을 요구해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이 같은 수법으로 2023년 3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125차례에 걸쳐 11명에게서 약 1억66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 씨는 2023년 3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로맨스스캠’ 피해자가 고소 방법을 문의하며 올린 게시물에 ‘사기 피해 도와드릴 수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를 본 피해자가 연락해오자 ‘상대방의 계좌를 지급정지시키면 되니, 내가 지정하는 계좌에 돈을 넣으라’고 속여 돈을 뜯었다. A 씨는 같은 수법으로 환전·코인 사기 등을 당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2차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 2023년 8월엔 직접 ‘각종사기상담소’라는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범행 대상을 물색해 돈을 가로채기도 했다.

A 씨는 과거에도 똑같은 수법의 범행으로 수감된 전력이 있다. 그는 사기 혐의로 2020년 10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023년 1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교도소를 벗어난 지 두 달 만에 또 범행을 벌인 셈이다.

목 판사는 “비슷한 수법의 사기 범행으로 징역 4년의 중한 형을 선고받고 복역 후 가석방해 누범 기간 중 범행을 반복했다”며 “재범 가능성이 크고, 누범기간 자중하지 않았으며,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