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딸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아들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친모(국제신문 지난해 9월 4일 자 온라인 등 보도)가 항소심에서도 심신미약 상태가 인정돼 원심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국제신문 DB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민달기 부장판사)는 16일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서도 심신미약 감정 결과서가 제출됐으나 1심에서 모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월 22일 경남 김해에 있는 주거지에서 당시 9살 된 딸 B 양이 숨을 쉬지 못하게 해 사망케 하고 13살 된 아들 C 군도 같은 방법 살해하려다 도망쳐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비슷한 시기 김해의 한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우연히 말을 건넸던 남성의 자녀가 보이지 않자 자신 때문에 실종된 것으로 착각했다.

이에 죄책감에 시달리다 “우리 가족만 잘 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지르기로 결심했다.

A 씨는 20대 때부터 망상성 장애 등을 앓아오다 범행 2년 전부터는 우울장애 등에도 시달렸으나 2023년 부작용으로 약물 치료를 중단한 상태였다.

이에 1심 재판부는 범행 당시 의사 결정 능력 등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판단, 선처 취지의 선고를 내렸다.

1심 재판부는 “B 양은 세상의 전부로 알고 믿고 의지했을 A 씨에게 영문도 모른 채 목숨을 빼앗겨야 했고, C군도 끔찍한 경험을 했다”며 “A 씨가 사건 전까지 자녀들을 극진한 사랑으로 키워온 것으로 보이는 점, 평생 형벌 이상의 고통과 후회 속에서 살아갈 것이 분명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