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를 34일 앞둔 1일 부산·울산·경남 등 영호남 8개 광역시도를 중심으로 지방소멸 대책을 마련하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각 시도 시장·지사가 경남에 모여 자치 입법·행정·재정권 보장 등을 담은 ‘지방분권형 개헌’ 등에 한목소리를 내면서다.

1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에서 박형준(오른쪽부터 세 번째) 부산시장, 박완수(네 번째) 경남지사 등 각 시도 대표가 국민 대통합을 다짐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남도 등에 따르면 이날 성산구 대원동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제19회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가 열렸다.

각 시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상생·협력을 다짐하고 지역 주도의 국가 발전 의지를 내세우는 공동성명서를 채택한 뒤 이를 나눠 낭독했다.

의장인 박완수 경남지사는 “대한민국은 국가 리더십에 대한 국민 신뢰 저하와 극심한 정치권 대립으로 전례 없는 불안과 갈등을 겪고 있다”며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끌었던 영호남이 앞장서 국민 대통합을 이끌고, 지역 자생력을 길러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운을 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주요 정책 결정과 자원 배분이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져 지방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제약되고 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그 일환으로 ▷지방과 주민 대표하는 상원 신설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국무회의 개최 등을 통해 주요 국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지방정부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은 지방교부세(내국세) 비율을 현행 19.24%에서 30%까지 점차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강기정 광주시장은 수도권 공공기관의 제2차 이전과 정부기관 분산 배치를, 김두겸 울산시장은 비수도권에 불리한 정부 예비타당성 제도 개선을 각각 촉구했다.

김종훈 전북도 경제부지사는 김관영 도지사를 대신해 정부 재정·세제 지원과 불필요한 규제 철폐 등을 통해 지역특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김영록 전남지사도 개발제한구역(Green Belt), 농업진흥지역 등 정부가 가진 지역 개발 권한의 지방 이양을 요구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정부 인구지역균형발전부 신설(부산), 남해안 발전 특별법 제정(경남), 산림청의 산림부 승격(울산) 등 지역 간 협력과제 8건을 대선 공약에 반영해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그는 또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 특별법 제정(부산), 경제자유특별자치도 조성(경남) 등 시도별 현안 과제 8건 역시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회의에선 해안 관광개발사업 국가 계획 반영, 여수~남해 해저터널 건설 등 영호남 협력 사업 성과가 공유되기도 했다.

지난 3년간 공동 건의 과제 54건 중 21건이 국가 계획에 반영되거나 사업이 시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시도는 현재 발전 전략과 과제 발굴을 강화하고자 경제공동체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협력회의 차기 의장으로는 김영록 전남지사가 선임됐다.

1998년 출범한 협력회의는 매년 한 차례 회의를 열어 유대와 상생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