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연루된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하여 김건희 여사에게 이번 주 소환 조사받을 것을 정식으로 통보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구두로 출석을 요청했지만 김 여사 측이 응하지 않자 더는 조사를 지체할 수 없다 판단하고 공식적인 출석 요구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 앞에 도착해 지지자 및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김 여사 측에 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김 여사의 소환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검찰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김 여사 역시 공적 위치를 벗어난 만큼 이번 수사가 대선 등 정치 일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김 여사가 소환에 응할 경우, 처음으로 검찰청사에 나와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지난해 7월 명품가방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면으로 김 여사를 조사했으나 대통령경호처가 관리하는 부속 청사에서 조사가 이뤄져 ‘특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에는 방문 조사를 한 이유로 경호상의 문제 등이 제시됐으나 이제는 검찰청 출석을 피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김 여사가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다시 소환을 통보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는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앞두고 확보한 증거를 재검토하며 조사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김 여사의 휴대전화 등 압수물 일부를 제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윤 전 대통령의 서초동 자택을 압수수색해 김 여사의 휴대전화와 메모장 등 주요 증거를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