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통령 선거에서 사전투표 실시를 금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국민대 이호선(법학부) 교수가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재판관 7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기각했다. 이 교수는 2023년 10월 26일 현행 사전투표 제도가 위헌성을 지닌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그는 사전투표에선 투표지 바코드 등으로 누가 투표했는지 알 수 있다며 비밀선거 원칙 위배를 주장했다. 또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시차로 유권자가 균등하지 않은 정보를 습득한 채 투표하게 돼 평등선거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헌재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 대선이 실시되자 사전투표를 일단 금지해달라며 지난달 17일 가처분 신청을 별도 제기했다. 이 교수는 한국헌법학회 부회장, 전국법과대학교수회 회장 등을 지냈다.

헌재는 이 교수의 신청이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자세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으나 사전투표를 중단할 만큼 사전투표로 인해 발생하는 해악이 긴급하거나 중대하지 않고, 본안 사건이 인용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헌재는 2023년 10월 유사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기각·각하했다. 당시 헌재는 “바코드 방식의 일련번호는 육안으로는 식별이 어려워 누군가 바코드를 기억해 특정 선거인의 투표용지를 식별해 내는 방식으로 비밀투표 원칙에 위배될 것을 상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