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부산지역 투표소를 확정한 가운데 과거 선거와 비교해 학교 투표소가 점점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 학교 곳곳에서 발생한 강력 사건으로 외부인에 시설을 개방하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데, 투표소 섭외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월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때 투표소. 국제신문DB

시선관위는 최근 6·3 대선의 부산지역 투표소 914곳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국제신문이 이번 대선 투표소 설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중 학교는 총 247곳으로 전체의 약 27%로 확인됐다.

전체 투표소 중 학교가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직전 대선이었던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부산지역 투표소 총 918곳 중 277곳(30.1%)이 학교였다. 지난해 제22대 총선에서는 913곳 중 학교 투표소가 260곳(28.4%)이었다. 전체 투표소 수는 큰 차이가 없는데, 학교 투표소는 3년 만에 30곳이 줄어든 것이다.

이는 일선 학교가 투표소 대관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학교는 접근성이 좋아 예전부터 주요 투표 장소로 활용됐다. 그러나 외부인의 출입으로 안전사고 등의 우려가 커지면서 장소를 제공하는 학교 측은 부담이 크다. 실제 지난 2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 안에서 교사가 학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시설 개방을 두고 불안감이 확산한다.

투표가 평일에 진행되는 선거 때는 학교의 협조를 구하기가 더욱 어렵다. 학사일정을 변경하는 등 내부적인 조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부산시교육감 재선거 때는 투표소 912곳 중 학교가 191곳에 불과했다. 부산 해운대구 관계자는 “교육감 재선거는 평일에 치러져 일부 학교에 투표소를 마련하지 못하고 다른 장소를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선거일은 기본적으로 법으로 정하는 ‘법정주의’를 따르나, 재선거 등은 공고권자가 선거일을 정하는 ‘공고주의’를 채택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투표소 구하기가 어려운 평일 선거가 치러질 수 있다.

시선관위 관계자는 “안전 우려 등으로 일선 학교가 투표소 대관을 꺼리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투표소를 정할 때 특별히 학교의 비중을 고려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