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회, 전국 첫 지원조례 제정
- 병원당 2억 원 예산확보가 관건

부산 사하구의회가 전국 처음으로 출근시간 전 문을 여는 어린이병원 지원 조례를 만들어 눈길을 끈다. 다만 병원 한 곳을 지원하는 데만 연간 최대 2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사하구여성회와 사하주민대회 조직위원회 등은 19일 오후 사하구청 앞에서 ‘새벽별어린이병원 지원조례 제정 환영 기자회견’을 열었다.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 아이가 아플 때 이른바 ‘소아과 오픈런’ 문제가 심각한데, 최근 구의회가 새벽별어린이병원 지원 조례안을 제정해 환영의 뜻을 전했다.

사하구여성회 등 복수의 단체가 19일 오후 부산 사하구 사하구청 앞에서 새벽별어린이병원 지원 조례 제정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하구여성회 제공

의회에 따르면 이 조례는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강현식 의원의 대표 발의로 만장일치 통과됐다. 여기에는 출근시간대(오전 7~9시) 아픈 자녀가 신속히 진료받을 수 있도록 조기진료 지정 의료기관에 운영비와 홍보비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벽별어린이병원은 평일 야간과 주말 진료를 지원하는 ‘달빛어린이병원’과는 운영시간과 목적이 다르다. 특히 이번 조례는 ‘출근 전 조기진료’를 제도화하고 지원하는 전국 최초의 모델이며, 주민이 직접 제안한 의견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해 8월 사하구여성회는 출근전어린이병원운동본부를 만들고 관내 어린이집을 돌며 보호자 1200여 명의 출근 전 어린이병원 지정 촉구 서명을 받았다. 구평동 주민 A 씨는 “출근 전 아이가 아프면 문 연 병원을 찾기 위해 매번 오픈런에 나서야 하는 게 서럽다. ‘늦게’ 보다 ‘일찍’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하구는 조례에 근거해 조기진료 지정기관을 선정한 뒤 시범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하구 관내 병원 3곳이 새벽별어린이병원 지정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예산 확보다. 병원 한 곳을 지원하는 데만 1년에 최대 2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강현식 구의원은 “새벽별어린이병원은 시간의 장벽을 허물어 부모의 부담을 덜고 아이의 건강권을 지키는 새로운 공공보건 모델”이라며 “재정 여건으로 전면 시행은 쉽지 않겠지만 부산시와 중앙정부로 정책 확산을 유도하는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