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성모상

경남 산청군은 시천면사회단체협의회가 지리산국립공원에 건의해 새로 제작한 성모상을 지리산 천왕봉 인근에 이른 시일내에 안치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새로 제작된 성모상은 옥돌 재질로 높이 1ｍ, 폭 0.7ｍ, 무게 900㎏이다.

당초 군은 지난 21일 시천면 지리산 천왕봉 인근에 새 성모상을 안치하고 제례를 봉행할 예정이었으나, 호우 예보에 따른 기상 상황으로 헬기 운용이 어려운 점을 고려해 행사를 연기했다.

추후 새 성모상이 천왕봉에 안치되면 지리산 성모 신앙을 계승하고 지역의 정신적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리산 성모는 우리나라 민간신앙의 여신으로 예로부터 숭상의 대상이었다. 신라 박혁거세가 그의 어머니를 지리산 산신으로 봉해 국가 수호신으로 섬기며 봄·가을에 제사를 지냈다. 고려 태조 왕건 역시 그의 어머니 위숙왕후를 산신으로 모셨다.

지역주민들은 지리산 성모상을 ‘천왕 할머니’라고 불러왔다. 민간에는 약 1500년 전 지리산 천왕봉에 앉아 주변 산세를 둘러보고 골짜기를 갈라 다섯 고을로 나누고 인간들이 살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했다.

원래 천왕봉 인근에 자리했던 기존 성모상은 언제 제작됐는지 알 수 없지만, 1970년대 머리 부분과 몸체가 나뉘어 분실됐다가 1987년에 되찾아 복원됐다. 현재 시천면에 있는 천왕사에 보관 중이다.

산청군 관계자는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 성모상을 안치할 헬기를 띄우지 못해 행사를 연기했다”며 “추후 기상이 좋은 날을 다시 일정을 잡아 새 성모상을 안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