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26일 순직해병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과 면담을 요청하며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을 찾아, 입장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훈 대령의 항소심 공판이 27일 진행되는 가운데 전날 해병대원 순직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순직해병 특검팀에 예고도 없이 찾아와 이명현 특별검사와 면담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임 전 사단장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마련된 채상병 특검 사무실을 찾았다. 임 전 사단장은 취재진에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의 항명 2심 사건의 항소 취하 시도는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이라며 예비역 장성의 한 사람으로 이 특검에 면담을 신청하러 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박 대령 사건의 항소 취하 시도는 군의 명령체계에 큰 영향을 줄 박 대령의 항명 사건을 상급법원 판단 기회조차 없애려고 하는 것”이라며 “이종섭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가 적법했는지 따져보지 않고 항소 취하한다면 앞으로 장관이나 사령관이 정당한 명령도 내리지 못하는 군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이명현 특검과 면담을 시도했지만 특검사무실 관리인의 저지로 10분 만에 철수했다.

이와 관련해 이 특검은 수사 개시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단으로 면담 신청을 하는 건 맞지 않고, 응할 이유도 없어 면담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해병대 수사단장이던 박정훈 대령은 2023년 7월 순직 해병 사건 초동 조사를 지휘한 인물로, 김계환 당시 해병대사령관의 이첩 보류 명령에도 경찰에 사건을 이첩해 항명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무죄 결론이 났고 군검찰의 항소로 2심이 진행 중이다.

앞서 이 특검은 박 대령에 대한 항소 취하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박 대령 항소심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김 전 사령관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증언을 피했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이 수사기록 이첩 보류 명령을 내린 핵심 당사자인 만큼 특검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직 정확한 일정은 결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박 대령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고 관련 기록 등을 이첩 받아 법리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