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다음 달 1일 오전 9시까지 재출석하라고 통보한 가운데 30일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조사 기일 연기를 요청한 것에 일정을 재조정할 이유가 딱히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다.

내란특검은 다음 달 1일 오전 9시로 예정된 윤 전 대통령 2차 대면 조사를 앞두고 질문지를 정리하며 마지막 준비 작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특검의 방침과 달리,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진행 중인 재판의 방어권 보장과 윤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조사 기일을 다음 달 3일 이후로 미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2차 대면 조사가 일정대로 이뤄질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2차 출석 요구 역시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인 문자 메시지로 통보했다”며 “협의를 통한 날짜 지정과 법령에 의한 서명 통지를 요구한다”고 의견서를 냈다.

내란특검은 일단 의견서 내용을 검토한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박지영 특별감사보는 전날 브리핑에서 “불응 사유가 납득할 수 없다면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말씀만 드린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수단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다.

특검이 지난 28일 1차 대면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을 실질적으로 조사한 시간은 5시간가량에 그친다. 여러 의혹의 기본적 내용만 확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특검은 이에 따라 2차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를 동원해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의혹, 비화폰 기록을 삭제한 의혹 등을 자세히 캐물을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전후 국무회의에서 불법적 계엄 준비와 후속 조처를 국무위원에게 지시했는지, 또 일부 국무위원이 이에 동조했거나 묵인·방조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특검의 조사 대상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윤 전 대통령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추가될 수도 있다.

한편 여당은 윤 전 대통령이 조사 기일 연기를 요구한 것을 두고 “생떼를 부린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특검의 첫 조사를 받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태도가 가관”이라며 “10시간 가까이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특별 대우를 요구하고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란특검은 윤석열이 소환과 조사를 거부하면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시라”고 강조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내란 수괴가 제 한 몸 지키겠다고 온갖 법 기술을 부리는 모습이 참으로 후안무치하다”며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이명박 모두 법정에서 구속된 피고인이었다. 이제 윤석열 차례”라고 주장했다.

김병주 최고위원 역시 “정말 끝까지 구질구질한 법꾸라지 행태를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