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신입생 최종등록률 39%뿐
- 부울경 유일 예술전문대 폐교땐
- 지역 학생들 타지 이탈 불가피

부울경 지역 유일의 예술전문대인 부산예술대학교(사진)가 정부의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지원 중단으로 입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폐교 위기에 몰린다. 교육부는 대학기관평가인증과 재정건전성 기준 미달 대학에는 예산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학교 측의 시름이 깊어진다.
1일 부산예술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해 12월 교육부로부터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지원이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학기관평가인증과 재정건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 했다는 이유에서다.

대학기관평가인증은 신입생 충원율이나 졸업생 취업률 등이, 재정건전성 기준은 등록금 외의 대학 수입원 등이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다만, 교육부는 우선 대학 평가체제 개편을 진행, 첫해인 2025학년도에만 예외를 두기로 했다. 자발적 구조 개선을 이행하는 대학에는 한시적으로 인증을 유예하는 식이다.

이에 부산예술대는 공연장 대관비와 학교가 소유한 땅 등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9억 원이 넘는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였다. 부산예술대 관계자는 “학교 소유의 땅을 팔기 위해서는 교육부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 기간이 길어지면서 행정 절차가 지연돼 구조 개선 이행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부산예술대는 2025학년도 수시 모집을 마감하고, 정시 모집을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지원 중단 대학으로 지정됐다. 이 때문에 다른 대학으로 이탈하거나 자퇴하는 학생이 늘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2024학년도 88.2%에 달했던 신입생 최종 등록률은 2025학년도 39.4%로 절반 넘게 떨어졌다. 지난해 600명대이던 전교생도 현재 476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다.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지원 중단 대학 지정 전 수시로 모집한 신입생에게는 학교 자체적으로 국가장학금에 상응하는 장학금을 지원 중이지만 정시를 통해 입학한 학생에겐 장학금을 주지 못한다.

부산예술대는 실기 중심의 1대 1 교육, 고비용 소규모 구조, 비정형적 진로 진출 등 예술대의 특성과 현행 대학기관평가인증 기준이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실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최근 대학기관평가인증 결과와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대출 제한 연계를 폐지해야 한다고 교육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이 제도가 소규모 대학의 구조적 어려움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취지다.

부산예술대도 소규모 지방 예술대에 대한 평가인증 특례 지정, 국가장학금 연계 평가인증 제도 재검토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폐교 위기에 처한 부산예술대는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학과 통·폐합, 교수 연봉 삭감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돌입했다. 학교 관계자는 “부산예술대가 문을 닫게 되면 백석예술대 백제예술대 등 다른 지역 예술대로 학생 이탈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산지역 문화예술 생태계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 평가체제 개편을 진행하면서 종전보다 기준점이 많이 낮아졌는데,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대학에는 학자금을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