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왼쪽) 외교통상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갖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 유엔 연설 앞두고 작심 비판

- 고이치로 日외상과 양자회담
- 위안부 국가차원 조치 등 압박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과거사를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거듭 나타냈다.

김 장관은 제67차 유엔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27일(이하 현지시간)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회담을 하고 "역사 인식과 과거사 관련 현안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외교통상부가 밝혔다.

김 장관은 두 나라가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추진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올바른 역사인식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치를 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전날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강제관할권 수락을 요구하면서 사실상 독도 문제를 언급한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한·일 양국 간의 제반 현안과 지역 및 국제정세,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대한 상호 인식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중·일 3국 간에 각각의 양자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3자 간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 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상호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유지하며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도 계속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루 앞둔 이날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김 장관은 작심이라도 한 듯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는 놔두고 독도만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갖고 가겠다는 것은 이중잣대", "요즘 일본 정치인들은 우리에게 최소한의 미안한 마음도 없는데 이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기자회견은 자국민의 여론을 의식한 국내용" 등의 표현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AP통신과 인터뷰에서도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다면 한국 국민들은 이를 또다른 침략 시도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일본 식민지배의 피해자"라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장관은 28일 오전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 겐바 외무상과 만나 3개국 간의 공동 현안을 논의한다.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회담하는 것은 지난 7월 12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만난 이후 2개월 반 만이다. 특히 클린턴 장관이 한·일 간의 외교 갈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뉴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