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경찰·시장은 알고도 묵인

미국 보이스카우트 내에서 아동 단원 성추행과 관련 1만4000페이지에 달하는 비밀문건이 18일(현지시간) 공개됐다고 ABC뉴스가 보도했다.

미 오리건주 대법원의 명령에 따라 공개된 해당 문건은 1965년부터 1985년 사이 작성된 것으로 아동 단원을 성추행했다고 자백하거나, 혐의를 받은 스카우트 지도자 1247명에 관한 세부 정보를 담고 있다.

전체 사례 중 지역경찰에 사건이 접수되지 않은 것은 3분의 1에 달했다. 주로 지역 보이스카우트 측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거나, 혐의를 받는 이들을 관련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조용히 사건을 무마한 경우였다.

일부 스카우트 지도자는 정신과 의사나 성직자를 통해 치료를 받은 이후 다시 스카우트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보이스카우트 조직뿐 아니라 검·경찰과 시장까지 성인 지도자와 자원봉사자의 아동 성추행 혐의를 은폐하는 데 일조한 정황도 파악됐다.

이번 파문과 관련, 웨인 페리 미 보이스카우트 연맹 총재는 "우리는 일부 단원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 오리건주 대법원은 지난 6월 보이스카우트 연맹에 아동 단원을 성추행했다고 자백하거나 관련 혐의를 받은 성인 지도자의 명단을 담은 비밀문건을 공개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연맹은 1919년부터 아동 성추행을 막고자 내부적으로 '부적격 자원봉사자' 문건을 관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