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중에 영웅이 나타나 경찰 대신 악당을 잡는 영화 속 일이 실제 현실에서 벌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잉글랜드 북부의 웨스트요크셔주(州) 경찰은 배트맨 복장을 하고 망토를 두른 한 남성이 2월 25일 오전 브래드포드 경찰서로 지명수배자를 데려왔다면서 "그는 이어 브래드포드의 범죄와 싸우기 위해 어둠 속으로 홀연히 사라졌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경찰은 "지명수배자를 경찰서로 데려온 사람은 완전한 배트맨 복장을 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배트맨에게 잡힌 27살의 용의자는 몇몇 혐의로 지명수배된 상태였고 이후 장물거래와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그는 오는 8일 법정에 출석할 예정이다.

경찰은 '배트맨' 복장의 사나이가 용의자를 경찰서로 데려오는 장면을 담은 CCTV 자료화면도 공개했다.

CCTV속 남자는 영화 <다크나이트>의 최신 복장이 아닌 1960년대 배트맨 주인공인 아담 웨스트(Adam West)가 입었던 구식 배트맨 복장을 한 상태였고 영화 속 영웅의 모습보다는 약간 통통한 모습이었다.

브래드포드 버터샤 지역 경찰은 그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 기이한 일에 관한자세한 내용을 담은 포스트를 올렸다.

이 포스트는 온라인 상에서 배트맨의 정체에 대한 많은 추측을 만들어냈고 배트맨과 용의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모습 때문에 둘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브래드포드에 '새로운 영웅'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배트맨 복장을 한 마크 웨인 윌리엄스라는 남자가 뺑소니범을 쫓는경찰과 계속 함께하겠다고 주장하다 공무집행방해죄로 보호관찰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