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C, 백악관에 美 수입금지 권고
- 오바마 거부권 행사로 연관 주목
애플이 자사 제품의 특허 침해 여부를 심사했던 국제무역위원회(ITC)와 관련한 대정부 로비에 거액을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와 사실관계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애플이 ITC 문제에 대해 미국 의회와 연방거래위원회(FTC), 법무부를 상대로 로비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250만 달러(약 28억 원)를 썼다고 보도했다.
FT의 이번 보도가 주목을 끄는 것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애플의 구형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제품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 ITC의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해 '애플 편들기'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ITC는 지난 6월 초 애플 제품들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일부 침해했다고 판정하고 백악관에 수입 금지를 권고했었다.
FT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의 한 관리는 애플의 간부들이 백악관 간부들과 접촉을 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을 피했다.
이 관리는 "백악관의 이번 결정은 엄격한 과정을 거친 뒤에 나온 것"이라면서 "이해관계가 있는 모든 당사자와 20여 개의 정부 기관들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또 애플이 로비를 위해 미국 의회의 중량급 전직 보좌진을 영입했으며, 이 중에는 미 하원 에너지위원회의 전문위원이었던 티머시 파우더리와 린지 그레이엄(공화) 상원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월트 쿤이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관련해 구겐하임 증권의 텔레콤 분야 분석가인 폴 개런트는 "지금까지 애플은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워싱턴(의회 및 정부기관)을 상대로 많은 에너지를 쏟지 않았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이번 특허 결정에서 이룬 성과를 더욱 주목하게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진보 성향 싱크탱크(두뇌집단)인 뉴아메리카재단의 사샤 마인라스 부회장은 ITC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백악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애플의 요란한 밀어붙이기(loud push)의 결과물이 아니라 백악관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스텔스 공격'(stealth push)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FT는 "애플은 여전히 구글보다는 워싱턴에서 훨씬 적은 돈을 로비활동에 쓰고 있다. 구글은 올해 벌써 780만 달러(약 87억 원)를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는데, 이는 애플의 140만 달러(약 15억6000만 원)보다 훨씬 많다"면서 "그러나 애플이 법무부에 로비의 초점을 맞춘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