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보도에 불만 아베 의식한 듯
- 언론, 정치중립 무시 사임 촉구
모미이 가쓰토(사진) NHK 신임 회장이 2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과 관련해 아베 정권의 주장을 닮은 정치적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방송사업자에게 '정치적 공평성'을 의무화한 일본 방송법이나 공영방송인 NHK의 입장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발언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어서 파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미이 회장은 "한국뿐 아니라 전쟁지역에는 (위안부가) 있었으며 독일, 프랑스 등에도 있었다"면서 "한국이 일본만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하니까 이야기가 복잡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한국이) 보상하라고 하지만 이미 일한조약으로 해결된 것"이라며 "(해결된)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은 이상하다"고 주장, 강제 징용 보상문제 등이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이미 해결됐다는 일본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모미이 회장은 또 외국 시청자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제방송에서 NHK가 독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등 영토문제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명확히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와 관련,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NHK가) '왼쪽'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NHK 보도가 정부 입장과 동떨어질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그는 "총리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참배했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말할 입장이 아니다"면서 "다만 (앞으로) '참배했다'고 담담하게 보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의 발언은 안 그래도 새 NHK 회장 인선에서 평소 NHK의 보도 논조를 못마땅하게 여겨온 아베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던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파장이 진퇴 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NHK 회장은 방송법에 따라 12명의 NHK 경영위원회 위원 가운데 9명 이상의 찬성으로 선임된다.
경영위원회에는 작년 11월 아베 총리와 가까운 인사 5명이 새 경영위원으로 선임됐다. 이에 따라 NHK 경영진과 아베 정권 간의 거리가 좁혀졌다는 지적 속에서 모미이 씨가 작년 12월 새 회장으로 선출됐다.
모미이 회장의 이번 발언에 대해서는 NHK 내부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즉각 문제를 삼고 나섰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내각의 한 각료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모미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언론사 최고 책임자로서 있을 수 없는 실언"이라면서 즉각 사임을 촉구했다.
모미이 씨를 회장으로 선출한 NHK 경영위원 측에서도 그의 이번 발언이 외교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NHK 내부에서는 그의 자질을 의문시하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모미이 회장은 규슈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쓰이물산에 입사해 부사장 등을 역임하고 2005년부터 정보기술서비스업체인 일본 유니시스의 사장, 고문을 지낸 경제계 인사이다.
전임 회장인 마쓰모토 마사유키 씨는 NHK 경영을 안정시켰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스스로 연임을 포기했다. 그는 아베 정권이 중시하는 국제방송 강화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것으로알려졌다. 일부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