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초등학교 검정 교과서와 외교청서를 내놓고, 우리 정부가 강하게 항의하면서 한일관계가 또다시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 헤이그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이뤄진 지 9일 만에 터져 나온 일본의 과거사·교과서 도발로 오바마 미 대통령의 한국·일본 방문을 앞두고 양국의 관계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4일 오전 교과용 도서 검정조사심의회를 열어 '일본 고유의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점거)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 4종을 전부 합격 처리했다. 이들 교과서는 조선인 학살이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은 아예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일본은 이날 오전 "독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추어 보거나 국제법상으로 보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을 담은 외교청서(한국의 외교백서에 해당)를 발표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1월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 개정에 이어 2010년보다 독도에 대한 도발 수위를 더욱 높인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불과 3주 전 국회에서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공언하고도 초등학생에게까지 제국주의 침탈 역사를 왜곡·은폐하는 교육을 한다면 이는 스스로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한 뒤 "일본 정부가 독도 도발을 계속한다면 한일관계 개선의 길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일본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외교청서 발표에 항의하기 위해 오후 3시 벳쇼 고로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