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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 장악지역인 토레즈 인근 그라보보 마을 벌판 길가에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탑승자들의 시신이 검은색 비닐 자루에 싸여 있다. AP 연합뉴스 |
- 블랙박스 놓고 반군 진술 바꿔
- 말레이 총리 "우리가 회수 마땅"
미사일에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내 친러 반군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무게가 실린 상황에서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추락현장을 통제하는 반군이 조사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된 것이다. 국제사회는 시급히 객관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현장은 방치돼 있다.
말레이 합동조사단 131명은 19일 우크라 수도 키예프에 도착했다. 먼저 온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조사단원 30명을 포함, 대규모 조사단이 꾸려졌다. 하지만 OSCE 등 조사단의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토머스 그레밍거 OSCE 상임위원장은 "조사단이 접근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날리바이첸코 우크라 국가안보국장은 "반군 측이 현장보존을 약속해놓고 시신 38구를 동부 도네츠크의 영안실로 가져갔다"며 "반군 측이 러시아의 도움으로 국제 범죄의 증거들을 없애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 정부군과 반군은 교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도네츠크 반군 지휘관인 이고르 기르킨은 이날 "도네츠크 공항이 박격포 공격을 받았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 당국은 정부군이 루간스크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19일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각국 정상들이 일제히 러시아에 여객기 추락 현장에 대한 접근 허용을 촉구했다.
191명의 희생자를 낸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테 총리는 이날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시간이 없다. 당신이 정말로 도울 생각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뤼테 총리는 또 "네덜란드 국민은 희생자의 시신이 들판에 내버려져 있는 사진을 보고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국민 27명을 잃은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유엔안보리이사회를 통해 러시아에 현장 접근 허용을 압박하기로 결의했다. 같은 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전화를 하고 국제조사단이 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는 반군세력이 현장 증거를 훼손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제적인 범죄라고 비난했다.
서방 세계의 비난이 쏟아지자 반군은 결국 20일 우크라 정부가 휴전에 합의하면 말레이항공 여객기 조사단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반군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안드레이 푸르긴 제1부총리는 "우크라 정부와 휴전협정을 체결하는 즉시 현장에서 국제전문가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친러 성향인 반군이 말레이기 추락현장에 대한 국제조사단의 전면적 접근을 허용하도록 러시아가 압력을 가하라고 국제사회가 촉구한 데 대한 첫 반응인 셈이다.
한편 말레이항공 여객기의 범인을 찾을 수 있는 블랙박스의 행방을 두고 우크라와 반군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반군은 18일 현장에서 블랙박스를 회수했다고 밝혔지만 오후 들어 "블랙박스는 없다"고 말을 바꿨다. 우크라 고위 관계자는 CNN 인터뷰에서 "블랙박스는 이미 반군 측을 거쳐 러시아 손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박스와 관련, 말레이 나집 라작 총리는 20일 "사고기의 블랙박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규정에 따라 처리해야 하며, 따라서 블랙박스는 말레이가 회수하는 게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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