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일각에서 재정여건 악화와 변화된 전략환경을 이유로 주한미군 감축 또는 본토 재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들이 제기되고 있다.
펜타곤이 올해 초 주한미군 감축계획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을 그었지만 미국 육군 산하 연구소가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고 현역 소령이 온라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며 공개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워싱턴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 육군전쟁대학 부설 전략문제연구소(SSI)는 지난 6월 '미 육군의 미래-해외주둔이 여전히 중요한가? 태평양의 육군사례' 보고서를 통해 주한미군 배치의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존 데니 연구원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인도·아시아·태평양 전장에 육군을 주둔하는 방식은 이제 구시대적"이라며 "특히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육군의 주둔문제는 냉전 이후 거의 재평가 없이 그대로 유지돼온 논리에 터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6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우 긴요하다"며 "그러나 전략적 환경의 중요한 변화와 미국 50개주에서 육군을 파견하는 데 따른 비용증가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육군 주둔이 효과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타성에 따른 희생물이 될 수 있다고 상정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도·아시아·태평양 전장을 백지상태로 본다면 과연 지금처럼 미국 육군을 주둔시키는 게 미국의 이익에 맞는지 불확실하다"며 "육군 주둔문제를 변경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쉽지 않지만 이제는 재점검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주한미군 감축문제와 관련해 "공군·미사일 방어 부대들과 군사정보·정찰·감시부대들을 중심으로 감축할 수 있다고 본다"며 "두가지 영역은 한국군에게 전략적 가치를 주고 조약에 기반한 안전보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한국과 일본으로부터 미 육군을 재배치할 경우 인도·아시아·태평양 전장에서 전략적 탄력성이 커질 것"이라며 "주한미군을 감축할 경우 행정과 수송비용을 감축하는 부가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외주둔 미군 배치문제와 관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미국기업연구소(AEI), 랜드(RAND) 연구소 등도 올들어 군 당국의 의뢰를 받아 연구용역을 실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육군소령인 크리스토퍼 리는 지난달 24일 온라인 블로그인 '워 온 더 락스'(War on the rocks)에 올린 글에서 전시작전권을 한국에 넘겨주고 주한미군을 본토로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사 출신의 정보 장교라고 소개한 리 소령은 "한국은 스스로 자국을 방어할 수있는 검증된 동맹"이라며 "굳이 재래식 병력이 없더라도 미국의 확장 억지력은 북한으로부터의 견고한 방위를 보증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주한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