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낮춘 美 대통령- 미 중부군사령부가 위치한 플로리다 탬파의 맥딜 공군기지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기지 내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한 어린이가 자신의 머리카락 길이를 가늠해 볼 수 있도록 머리를 숙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 알아바디, 시리아·이란 협조촉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지상군 파병 논란과 관련, "미군의 전투임무는 없다"며 지상군 파병설을 거듭 일축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전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IS 격퇴에 지상군을 투입할 수 있다고 첫 공개 거론한 지 하루만에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지상군 파병 불가' 방침을 재천명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중부사령부가 위치한 플로리다 탬파 맥딜 공군기지를방문, 로이드 오스틴 중부사령관으로부터 IS 현황 및 대책에 관해 보고받고 이같이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IS가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이라크와 시리아를 포함 중동지역 20곳을 관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은 전투임무를 갖고 있지 않고 수행하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군의 최고 통수권자로서 나는 여러분이나 다른 미군이 이라크의 다른 지상전에서 싸우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상군 파병설을 일축하자 이라크 총리도 미국 지상군의 배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같은 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등 외국의 지상군 파병은 필요하지 않다"면서 "외국 지상군의 이라크 내 주둔을 허용하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알아바디 총리는 "미국이나 국제연합전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은 공습뿐"이라며 "우리는 국제연합전선에 이라크 내 타깃을 공격할 수 있는 재량권을 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격목표를 결정하는 것은 이라크군이고 미군은 이라크군과의 상의 없이 행동에 나설 수 없다며 이런 방식이 아니고서는 미국이 파키스탄과 예멘을 공습할 때처럼 민간인 대량 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 IS가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퇴각하고 있다며 시리아 내 IS에 대한 공격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아바디 총리는 IS 대응에 시리아 및 이란과도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기는 해도 이라크가 시리아의 지원을 거부할 만큼 여유롭지 못하며 오히려 일정부분 협력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이란에 대해서도 "이라크의 가장 큰 조력자인 이란이 파리에서 IS 대응 국제회의에서 배제돼 이라크 총리로서 매우 곤혹스럽다"면서 "국제연합전선과 이란의 의견 충돌 사이에 이라크가 갇혔고 이는 비극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1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 행사에 참석, IS가 공습만으로 격퇴될 수 없으며 IS 대응에 이란이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리의 IS 대응 국제회의에 이란이 초청받지 못한 것에 재차 유감을 표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