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버락 오바마(왼쪽), 김정은 |
- 북한정부·노동당 직접 겨냥
- '美의 보복' 상징적 의미 커
- 실효성 없어 궁여지책 평가
- 남북관계 개선흐름 차질 관측
새해 첫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모처럼 불어닥친 한반도의 해빙무드가 미국발 한파로 급속히 냉각되는 분위기다. 미국이 소니 픽처스 해킹사건을 고리로 지난 3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공식적 '보복' 조치에 착수하자 북한이 강력 반발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6자회담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정세 전반에 걸쳐 예기치 못한 파장을 몰고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우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첫 보복조치로 꺼내든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은 북한 정부와 노동당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커 보인다. 지금껏 발동된 세 차례의 대북제재 행정명령이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비롯해 구체적인 불법행위에 연루된 개인과 단체들을 대상으로 삼았던 것과 판이한 것이다.
이는 이번 해킹사건이 총체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라는 오바마 행정부 내부의 '확립된 결론'을 대외적으로 거듭 천명하는 동시에, 북한 김정은 정권을 향해 강력한 경고의 사인을 보내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특히 이번 사건의 배후를 둘러싸고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식의 논란이 확산되자 아예 북한 정권을 지탱하는 양대 축인 정부와 당을 책임의 주체로 규정했다는 해석도 대두되고 있다. 나아가 대남·국외 공작업무 총괄기구인 정찰총국을 이번 사건에 직접 관여했다는 이유로 공식 제재대상으로 지목한 것도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두고 외교소식통들 사이에서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수사 당국이 대외적으로 공개하지는 못하더라도 정찰총국 소속 해커들이 직접 관여한 정황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이 나오고 있다.
다만, 주목해볼 대목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상징적 효과에 치우친 듯하다는 점이다. 이번에 제재대상으로 지목된 개인과 단체들은 물론 포괄적 제재 망에 들어와 있는 북한 관리와 당 간부들 자체가 미국과의 거래가 없어 현실적인 제재 효과가 별로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이번 대북제재 행정명령이 현실적으로 북한을 제재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북한의 반발이 거세고 향후 상황 전개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단순히 북·미간의 '팃포탯'(tit for tat·맞받아치기) 식의 공방에 그치지않고 한반도 정세 전반의 긴장도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특히 이미 꼬여버린 북·미관계는 말할 것도 없고 조심스럽게 관계개선이 모색되던 남북관계에도 예기치 못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백악관의 이번 발표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용의를 내비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북대화 진전에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등장하고 있다. 일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