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최근 타결된 핵협상에서 자국 협상팀의 노력을 치하하면서도 미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대립각을 분명히 세웠다.

하메네이는 18일 테헤란의 모살러(이맘 호메이니 기념 모스크)에서 라마단(이슬람 금식 성월) 종료를 기념하는 연설을 통해 "오만한" 미국과의 관계가 핵협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는 "이란은 적들(서방)의 과도한 요구에 양보하지 않고 이란의 안보와 국방 능력을 지켰다"며 "(미 의회에서) 핵타결안이 승인되는지와 관계없이 이란은 그들이 이를 악용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핵협상 타결을 이끈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자국 협상팀에 대해서는 "어려운 일을 해냈다"며 "제 역할을 한 그들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하메네이의 이날 연설은 핵협상 타결에 반대하는 자국 보수파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파가 장악한 이란 의회는 현재 타결된 핵협상 합의안을 두고 검토에 들어갔다.

이란 의회는 핵협상 타결 시한이 임박한 지난달 21일 '이란 핵주권과 성과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은 이란 의회의 핵협상 타결안 승인권을 포기하는 대신 ▷핵협상 타결안 발효 즉시 대(對)이란 제재 해제 ▷군사시설·과학자 사찰 금지 ▷이란의 핵기술 연구·개발(R&D) 제한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타결안에 대한 최종 승인권은 이란 최고지도자 직속기구인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지만 이란 의회가 핵협상에 비판적인 보수파가 장악한 터라 이들 3대 원칙에 협상안이 어긋나는지를 놓고 의회와 정부 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