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에 실종 문의글 잇따라
- 벨기에 당국, 자폭테러범 1명
- 지난해 붙잡았지만 풀어줘
- IS 전사 최소 400명 침투설
- 유럽 전역 추가 테러 공포
벨기에 브뤼셀 테러 희생자들의 이름과 안타까운 사연이 하나씩 알려지고 있다. 특히 연쇄 폭탄 테러로 다친 부상자 300여 명가운데 61명이 중상이어서 31명인 사망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또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테러전사를 유럽에 대거 침투시킨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럽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있다.
■사상자 국적 다양…실종자 다수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가디언 AP통신 등에 따르면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외무장관은 자벤텀 국제공항과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이번 테러로 숨지거나 다친 사람이 약 40개국 출신이라고 밝혔다. 국적은 유럽연합(EU)의 수도인 다문화 도시 브뤼셀의 특성을 보여주듯 다양했다.
가장 먼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쌍둥이 엄마인 페루인이다. 아델마 타피아 루이스(37)는 벨기에인과 결혼해 브뤼셀에서 9년째 살고 있는 요리사였다. 루이스는 미국에 사는 자매를 방문하러 여행길에 올랐다가 공항에서 변을 당했다. 함께 있었던 남편과 네 살 난 쌍둥이 딸들은 공항 다른 쪽에서 놀고 있어 목숨을 구했다. 말베이크역에서 숨진 올리비에 들레스페스(45)는 벨기에 프랑스어권 왈롱지역 정부에서 일하고 있으며, 지하철역에서 크게 다쳤다가 끝내 숨을 거둔 레오폴트 헤흐트(20)는 브뤼셀 생루이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희생자 신원이 모두 밝혀지지 않았기에 SNS에는 친지가 실종됐다는 글이 많이 게재됐다. 공항 출국장에서 난 테러로 친지를 배웅하러 나온 브뤼셀 거주 미국인 부부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실종된 상태다.
■벨기에 안보 구멍 드러나
브뤼셀 자살폭탄 테러범 중 한 명이 지난해 시리아의 IS에 가담하려다 체포돼 강제 추방됐는데도 벨기에 당국이 그를 풀어주고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최근 테러집단 앞에서 잇따라 구멍을 드러낸 벨기에 안보 당국의 무능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브뤼셀 테러범 가운데 한 명이 가지안테프(터키-시리아 국경지역)에서 체포돼 강제 추방됐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외국인 테러 전사'라고 알렸는데도 벨기에 당국은 무시하고 '테러 연관점을 찾지 못했다'며 그를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터키 대통령실은 추방당한 테러범이 자벤텀 국제공항에서 자폭한 벨기에 국적의 이브라힘 엘바크라위(29)라고 설명했다.
■IS 전사 폭발물 등 훈련받아
브뤼셀 테러와 파리 테러의 배후인 IS가 테러전사 최소 400명을 훈련시켜 유럽에 침투시켰다고 AP통신이 이날 유럽 보안관리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테러 네트워크는 서로 얽혀 있으면서도 기동성이 좋고 반(半)독립적인 조직으로, IS로부터 테러에 적합한 시간 장소 방식을 물색하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다. 외부 공격을 위해 훈련받은 IS 조직원은 400∼600명으로 추산된다.
한 유럽 정보관리는 이 전사들이 실전 전략과 폭발물, 정찰 기술, 감시망 대응 등을 훈련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유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