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 있는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 로펌 밖에서 3일(현지시간) 한 경비원이 의자에 앉아 있다. AP연합뉴스

조세 회피처로 자금을 돌린 인사들의 명단을 폭로한 '파나마 페이퍼스'에 정치권까지 연루돼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개혁에 앞장 선 인물도 파마나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슬란드 연립정부에 참여한 독립당 당수이자 재무장관인 바르니 베네딕손은 4일(현지시간) 해외여행 중 귀국해 '파나마 문서'가 정부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총리를 더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아이슬란드 의회 앞에서는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시위자들이 모여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귄뢰이그손 총리는 앞서 아이슬란드 TV와 한 인터뷰에서 "조세 회피처에 숨긴 재산이 없다. 재산 보유 과정에서 규정이나 법을 어긴 게 없다"며 "사임하지 않을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이날 '파나마 페이퍼스'(Panama Papers) 파문에 자신의 부친이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은 주식중개인 출신으로 2010년 사망한 캐머런 총리의 부친 이언 캐머런이 설립에 도움을 주고 이사로 재직했던 바하마 소재 투자펀드 '블레어모어 홀딩스'가 파나마의 최대 로펌 '모색 폰세카'(Mossack Fonseca)의 오랜 고객이었다고 보도했다.

1982년 설립된 블레어모어는 2012년 본사 소재지를 바하마에서 아일랜드로 옮겼으며 현재 약 3000만 파운드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비리의 온상'으로 불리던 FIFA를 개혁하는 데 앞장선 인물도 파마나 조세회피처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후안 페드로 다미아니 FIFA 윤리위원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전날 폭로한 이용자 보고서인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름을 올렸다.

CNN은 FIFA가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의 취임 한 달여 만에 악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