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뜻밖의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까지 거머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다는 소식이 17일 전해졌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의 비호감도는 55%로 책정됐는데, 이는 응답한 미국 국민 2명 중 1명 이상이 트럼프에 대해 '적극적 반감'을 표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상 당선 직후의 지지가 가장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취임해 본격적인 정책을 펼치기도 전인 당선인이 이토록 높은 비호감도를 기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 미국의 셀러브리티를 비롯해 외신마저 예상을 벗어나는 그의 좌충우돌 행보에 불안을 표해왔다.

게다가 이 같은 비호감도는 트럼프는 물론 보통령 당선인 마이크 펜스와 트럼프의 부인인 맬러니아에게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의 비호감은 최근 트럼프가 기자회견장에서 보인 '호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배악관에서 대통령 당선인 자격으로 첫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런데 이때 회견에 임하는 트럼프의 태도가 여론 뭇매를 맞았다.

트럼프는 CNN과 버즈피드(Buzzfeed) 등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행한 매체를 직접 거명하며 "당신들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 당신들은 사기꾼 언론"이라고 못박았다.

이런 그의 태도가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물론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까지 불쾌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이후에도 트럼프는 발언을 통해 "최근 가짜 뉴스가 쏟아진 것은 언론에 의한 조잡한 마녀사냥"이라고 목청을 높이며 버즈피드를 향해서는 다시 한 차례 "쓰레기더미"라고 욕했다.

결국 그의 첫 기자회견은 정치적 소신을 밝히는 장이 아니라 삿대질과 고성으로 뒤덮인 언론과의 싸움판으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비호감도 55%라는 이례적 응답은 차기 지도자가 보인 감정적이고 무책임한 처사에 내비친 실망감 또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