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운명도 달려 세계가 촉각
- 내달 실시되는 하원 선거에서
- 사회-공화당 구도 깨질 가능성

프랑스 대선 결선 투표가 7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시작돼 마무리됐다. 지난달 23일 치러진 1차 투표 1, 2위 득표자인 에마뉘엘 마크롱(39·앙마르슈)과 마린 르펜(48·국민전선) 후보가 선거 운동을 마치고 국민의 선택을 기다렸다. 결선 투표는 1차 투표와 마찬가지로 유권자 4760만 명을 대상으로 전국 6만7000여 투표소에서 이뤄졌다.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가 7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시작된 가운데 결선에 오른 중도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투표장을 찾아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번 대선은 프랑스 현대 정치를 양분해온 공화당·사회당이 모두 결선 진출자를 내지 못한 최초의 선거로, 정계의 '이단아'인 두 후보가 결선에서 맞붙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1년 전 자신이 창당한 '앙 마르슈'(En Marche·'전진'이라는 뜻) 후보로 나선 마크롱은 현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내긴 했지만, 선출직 경험이 전무한 '신예'이고, 르펜은 프랑스 사회에서 오랜 기간 경원시 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대선 후보다. 그만큼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세계적으로는 지난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가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불어닥친 고립주의·보호무역주의·포퓰리즘의 열풍에 이어 국내적으로는 잇따라 발생한 테러와 경기침체,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이라는 엄혹한 조건 속에서 진행됐다.

공화·사회당의 몰락으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70년여간 프랑스 정치지형을 결정해온 좌·우 구분의 의미가 상당 부분 퇴색하고, 개방과 폐쇄, 관용과 무관용, 자유주의와 고립주의 간의 대결 구도가 펼쳐져 주목받았다.

이번 대선은 독일과 함께 유럽연합(EU)을 지탱해온 프랑스의 EU와 유로존 탈퇴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수도 있어 전 세계가 예의주시했다. 마크롱은 유럽연합 잔류와 자유무역이라는 '개방' 세력을, 르펜은 EU와 유로존 탈퇴, 보호무역이라는 '폐쇄' 진영을 대표하고 있었다. 르펜이 당선되면 프랑스와 유럽의 미래는 물론 전후 70년간 이어져 온 서구 자유주의 질서의 대격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였다.

이번 대선 이후 다음 달 11일과 18일 실시되는 프랑스 총선에서도 대대적인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사회당과 공화당이 양분하고 있는 하원에서 마크롱의 신당과 르펜의 국민전선이 상당한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