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합동 공습에 대해 각국의 대표와 외신들이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당사국들은 정당성을 주장하는 반면 시리아와 중국 러시아는 국제법을 위반한 적대 행위로 규정했다.

14일(현지시간) 유명 외신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공중폭격을 허가했다”면서 “해당 작전은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을 응징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시리아에 공중폭격을 가한 미국의 선택을 지지했다.

메이 총리는 “정밀한 타격이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화학무기 사용 정황이 포착된 상황에서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시리아 폭격은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대응”이라며 “이번 조치로 화학무기에 대한 경고가 전해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미국·영국·프랑스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독일)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영국·프랑스가 그들의 책임을 완수한 사실을 지지한다”며 “그들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은 필요하고 또 적절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시리아 공습과 관련해 “독일은 (미국 등) 동맹국들을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군사적 행동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이번 시리아 공격에 대해 “보복 공격을 유발하지 않는 계산된 작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공습의 주 표적은 시리아 내 화학무기 관련 시설이었기 때문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번 공습이 지난해보다 고강도로 이뤄졌다”면서도 “일회성 공격이며 추가 공격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반면 시리아 주요 매체는 이번 조치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도 “중국은 국제관계에서 무력 사용을 일관되게 반대했고, 각국의 주권과 독립, 영토 완정(完整·완전하게 갖춤)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 안보리를 거치지 않고 내려진 일방적인 군사행동은 모두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반대되는 것이며 국제법, 원칙 및 기본 규정에 위배되는 행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관련국들이 국제법의 틀에 돌아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정치적인 해결 만이 시리아 문제의 유일한 출구라는 게 중국의 입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시리아 공습을 강력히 규탄했다. 크렘린궁은 서방의 시리아 공격을 비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는 내용의 푸틴 대통령 발언을 공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안보리의 승인 없이 유엔 헌장, 일반규범과 원칙, 국제법을 모두 어긴 채 대테러전 최전선에 있는 주권국가에 침략행위를 저질렀다”고 규정했다. 그는 “화학 공격 의혹이 제기된 현장을 방문한 전문가는 염소나 다른 화학물질의 흔적을 못 찾았고, 화학 공격이 있었다고 증언하는 주민을 한 명도 못 봤다”며 “서방이 무력 사용 명분으로 제시한 화학 공격 의혹이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이날 현장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었다”며 “서방 동맹은 OPCW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지도 않고 군사작전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대테러전을 돕고 있는 합법 정부 시리아를 겨냥한 서방의 공격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면서 “미국과 동맹의 적대행위를 논의하는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 3개국은 지난 7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두마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의심 공격을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14일 새벽 시리아 내 화학무기 생산·저장시설 등 3곳을 겨냥한 공습을 가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