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학대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폐쇄적인 사회로부터 벗어나고자 탈출을 시도한 10대 소녀가 캐나다 망명에 성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위 관료의 딸이라고 알려진 알-쿠눈은 지난 5일 가족들과 쿠웨이트에 머물렀고 호주에서 망명 신청을 하기 위해 혼자 방콕행 비행기를 탔다. 그녀는 방콕에서 경유 편을 기다리던 중 태국 경찰에 의해 사우디아라비아에 강제로 송환될 위기에 처했으나 “집에 가면 나는 100% 죽는다”라며 호텔에서 의자와 메트리스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이를 완강히 거부했다.

필사적인 알-쿠눈의 모습에 국제 언론과 인권단체들은 주목하기 시작했고 유엔난민기구(UNHCR)는 호주와 캐나다 정부에 그녀의 난민 지위 인정을 요청했다. 이에 지난 11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그녀의 난민 신청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였고 “캐나다는 언제나 여성의 권리를 옹호한다”라 전했다.

그녀는 지난 12일 캐나다 CBC 뉴스와 토론토 스타에 출연해 “기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타를 당했으며 머리를 짧게 깎았다는 이유로 집안에 6개월 동안 감금당했다”라며 육체적 폭력과 박해등에 노출된 경험을 전했다. 또 그녀는 “계속 사우디에 있으면 내 꿈을 이룰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며 “사우디 여성은 노예처럼 물건 취급을 받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을 결정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지사인 알-쿠눈의 아버지는 14일 성명을 통해 딸과의 의절을 선언했으며 그녀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밝혔다. 박은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