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3·1절에 문득 떠오른 티베트 수도 라싸의 슬픈 현실

포탈라궁 맞은편 ‘서장화평해방기념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3-05 18:56:03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중국군 침략을 해방이란 이름으로 바꿔
- 일제침탈서 살아남은 선열 모습 오버랩

왜 떠나지 않는 것인지, 중국 티베트는 사람이 사는 땅 중 가장 가혹하다. 그래서 그들의 삶과 문화는 더욱 성스럽게 느껴지고, 존중하고, 지켜지기를 바라게 된다.
티베트 라싸의 포탈라궁 건너편 호수가 있던 자리에 조성된 광장에 우뚝 서 있는 기념비.
2006년 여름 차마고도를 따라 티베트의 수도 라싸에 들어갔다. 먼저 찾은 곳은 달라이라마의 겨울궁전이라 불리는 포탈라궁. 그런데 궁 건너편, 예전 호수가 있던 자리는 메워져 화강석광장이 조성되고 그곳에 주변을 압도하는 위용 탑이 서 있었다. ‘서장화평해방기념비(西藏和平解放記念碑)’ 글씨의 주인은 전 국가주석 장쩌민(江澤民)이다.

티베트인들은 어디서나 오체투지의 배를 올린다.
라싸를 점령한 중국군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전 세계가 알고 있는데 ‘화평’ ‘해방’이라니. 심통이 나 슬며시 양팔을 들어올리며 ‘티베트 독립 자시탈레’를 웅얼거렸다. 자시탈레는 ‘신의 뜻으로 잘 될 거야’는 뜻으로 기원을 의미한다. 바로 옆 티베트족 가이드가 기함을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여기저기 공안의 감시 눈빛이 번득거리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알았다고 답해놓고 종일 자시탈레를 웅얼거려 가이드의 애를 태웠다.

저녁 무렵 호텔에 들어서는데 로비에 두 줄로 늘어선 10여 명이 유독 내게만 깍듯이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명함을 건네 어리둥절했다. 모두 여행사 관계자 명함이기에 의례적 인사려니 했다. 식당에서 가이드가 술값을 내겠다기에 우리는 술 귀신들이라 해발과 상관없이 바이주(白酒)를 마시니 괜한 소리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설산 맑은 물로 빚은 라싸 바이주는 정말 좋았다. 한 병에 몇 만원쯤 하는 바이주를 각자 한 병꼴로 비우고 계산을 하려는데 정말 이미 치렀다는 것이다. 가이드 비용이 얼마나 된다고. 술값을 건네며 까닭을 물었다. 낮 동안 내가 웅얼거린 자시탈레 만행(?)을 사장에게 보고했더니 누군지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 호텔로 찾아왔던 것이고 술값 지불도 지시했단다.

거리에서 야크버터를 파는 티베트 청년.
50만 명 조금 넘는 라싸 인구의 5분의 1은 한족이다. 금융 등 각종 특혜를 받아 들어온 한족은 티베트 경제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다. 그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는 티베트족 여행사 입장에선 낯선 이방인의 만행이 내심 고마웠던 모양이다. 3·1절, 일제의 침탈에서 기어이 살아남은 선열을 생각하다 라싸의 일이 생각났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3. 3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4. 4‘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5. 5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6. 6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7. 7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8. 8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1. 1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2. 2‘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3. 3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4. 4'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5. 5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6. 6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7. 7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8. 8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9. 9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10. 10李 대통령, AI에 물었다…“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불가는 억지”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4. 4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세무조사 때 금품·향응 수수"…국세청 직원 5년간 31명 징계
  7. 7올해 부산 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다'…1년새 2만5000명↑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10. 10“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3. 3‘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4. 4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8. 8“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9. 9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10. 10피습 자작극 정이한, 모친 증인 신청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