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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856년 역사’ 불길 뒤덮자, 파리는 눈물에 잠겼다

화재발생 1시간 만에 첨탑 붕괴

  • 김희국 기자
  •  |   입력 : 2019-04-16 19:18:03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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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 “오, 신이시여” 탄식·비명
- “파리 아이콘이 연기에 사라졌다”
- 보수작업 참사 원인으로 추정 

- 구찌 루이뷔통 등 명품 기업들
- 성당 복원 위해 3840억 원 쾌척

프랑스 파리의 아이콘이나 마찬가지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이 붉은 불길과 거대한 연기에 휩싸인 채 힘없이 무너지자 여기저기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다. 수백 년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파리의 상징이자 인류의 유산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스러진 순간이었다.

■“파리가 훼손됐다” 탄식

   
15일(이하 현지시간) 밤과 16일 새벽 시뻘건 화마가 노트르담 대성당을 집어삼키는 모습을 속절없이 바라보던 파리지앵과 관광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눈물과 탄식을 쏟아냈다. 화염에 휩싸인 노트르담 대성당 주변의 다리에 진을 친 인파는 이날 오후 7시50분께 대성당 첨탑의 끝부분이 불길 속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자 “오, 신이시여”라는 비명을 터뜨렸다. 곧이어 첨탑의 나머지 부분이 붕괴하자 현장은 깊은 한숨으로 뒤덮였다. 

30대의 파리 시민 필리페는 AFP통신에 “파리가 훼손됐다. 파리는 이제 결코 전과 똑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화재 소식을 듣고 황급히 화재 현장 주변으로 달려간 브누아(42) 씨는 “믿을 수가 없다. 우리의 역사가 연기 속에 사라졌다”며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경찰은 불길이 크게 번지자 시테섬을 비롯한 센강의 섬 2곳에서 보행자들을 대피시키려 했으나, 비극적인 현장을 지켜보려는 인파가 계속해서 몰려들며 주변 정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실된 첨탑, 프랑스혁명 후 복원

화재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진행 중인 성당 보수작업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번 화제로 노트르담 성당의 상징 격인 첨탑이 화재 발생 1시간여 만에 소실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163년 공사를 시작해 100여 년에 걸쳐 완성된 노트르담 성당은 수년 전부터 일부가 부식, 훼손되는 등 위험 경고를 받아와 지난해부터 대규모 복원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은 중심부 나무와 납으로 건조된 첨탑이었다. 노트르담 성당은 1990년 마지막으로 보수작업을 거쳤었다.

‘노트르담의 화살’로 불리는 첨탑은 특히 납이 녹아내리고 균열이 발생하는 등 훼손이 심각해 첨탑의 보수에만 4년간 1100만 유로(약 140억 원)를 투입할 예정이었다. 결국 첨탑을 살리려다 소실을 초래한 셈인데 첨탑의 유래는 확실치 않다. 다만 프랑스 혁명 후 프랑스 건축가인 비올레 르 뒤크가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화재로 붕괴한 노트르담 성당의 첨탑은 ‘비올레 르 뒤크의 화살’이라는 명칭을 갖고 있다.

■“노트르담 살리자” 수천억 기부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돕기 위한 움직임도 줄을 잇고 있다. 프랑스 최고 갑부 중 한 명인 프랑수아 앙리 피노 케링 그룹 회장이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해 1억 유로(약 1280억 원)를 내놓기로 했다. 피노 회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비극은 모든 프랑스인에게 큰 충격을 줬다”며 “모든 사람이 우리 문화유산의 보물에 생명을 돌려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링 그룹은 산하에 구찌와 이브 생로랑 등 명품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피노 회장이 1억 유로를 쾌척하자 경쟁사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그 배인 2억 유로(약 2560억 원)를 내놓기로 했다. 아울러 LVMH는 자체 건축가와 크리에이티브 팀, 재무 담당자를 동원해 복원 작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세계 최대의 명품 그룹으로 불리는 LVMH는 루이뷔통과 크리스챤 디올, 지방시, 펜디, 겐조, 불가리 등의 명품 브랜드를 산하에 두고 있다.

세계적 명품 기업뿐 아니라 인류 문화유산의 복원에 힘을 보태기 위한 작은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프랑스 헤리티지 소사이어티는 이날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을 위한 기부 사이트를 개설했다.  

김희국 기자 일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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